전립선암 남편, 최근 알츠하이머 아내 있는 요양원 입소
마지막까지 해로, 같은날·같은방서 20분 차이로 천국행
자녀들 "숨진 어머니 바라보던 아버지도 곧…신의 섭리"

[수요화제]


 사랑은 진정 죽음으로도 갈라놓을 수 없는 것일까? 63년 간 함께 해로해온 미국의 한 노부부가 아내가 먼저 숨을 거둔 지 20분 만에 남편도 함께 저 세상으로 떠나 화제를 모으고 있다. 
피플지에 따르면 사우스 다코다주에 거주하던 헨리 드 랑거(86,사진오른쪽)와 재닛 드 랑거(87,사진왼쪽) 부부는 지난 7월31일 불과 20분 차이로 세상을 떠났다.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아내 재닛은 지난 2011년 이후 사우스 다코타주의 한 요양원에서 지내왔다. 한국전쟁에 참전하기도 했던 남편 헨리는 6월 초까지만 해도 퇴역군인을 위한 병원에서 전립선암과 관련, 치료를 받으면서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내를 만나기 위해 요양원을 찾았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병원에서 헨리에게 더이상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밝히자 그는 아내가 있는 요양원으로 입소해 한 방에서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보냈다.

 이들 부부가 낳은 5명의 자녀 중 하나인 리 드 랑거는 "부모님이 나란히 세상을 함께 뜨신 것에 대해 신의 아름다운 섭리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부부가 세상을 떠나던 지난달 31일 5명의 자녀들 가운데 리와 케이스라는 두 아들이 부모와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었다. 이들은 부모님들에게 성경 구절 시편 103편을 읽어주고 있었다.
이날 오후 5시5분께 의사는 아들들에게 "어머님이 곧 숨을 거두실 것같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5분 뒤인 5시10분 의사 말대로 어머니 재닛이 이승에 작별을 고했다.

 그런 후 아들들은 아버지에게 어머니의 죽음을 알리고 "원하신다면 이제 그만 죽음과 싸움을 그만 두어도 괜찮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 헨리는 한동안 숨이 멈춘 아내를 바라보다가 20분 만인 5시30분에 숨을 거뒀다. 가족들은 그야말로 '신의 섭리'하고 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1953년 결혼해 60년 넘게 함께 살아온 이들 부부의 장례식은 지난 8일 두 사람이 함께 다니던 사우스다코다 주에 있는 한 교회에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