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공화 '脫트럼프' 행렬속 힐러리 지지 공화당원 일컫는 신조어

36년전 레이건 밀었던 민주 당원 '레이건 데모크랫츠'와 대조


 미국의 45대 대통령을 뽑는 올해 대선판에 '클린턴 리퍼블리컨'(Clinton Republicans)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막말'과 '기행'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대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하기 위해 당을 떠나는 공화당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36년 전 공화당 대선후보 로널드 레이건을 밀었던 민주당원, 즉 '레이건 데모크랫츠'(Reagan Democrats)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이번에는 공화·민주 양당의 입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1980년 대선 당시 상당수 민주당원은 경제불황으로 인기가 없었던 민주당 대통령 지미 카터 대신 레이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줘 그의 압승을 견인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10일 클린턴 리퍼블리컨이 이번 대선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클린턴을 지지하는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레디 포 힐러리'(Ready for Hillary) 창립자인 애덤 파크호멘코는 지난주 말 트위터에서 "레이건 데모크랫츠라는 말을 기억하느냐? 요즘에는 클린턴 리퍼블리컨이라는 말을 아주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공화당 전략가인 론 본진은 "성향이 확실한 공화당원들이 클린턴을 지지하는 날이 올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트럼프가 당을 그렇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트럼프 책임론'을 제기했다.
실제로 최근 공화당을 떠나는 인사들은 인종·종교·여성차별 등 트럼프의 각종 분열적 언행에 불만을 품어오다가, 지난달 말 불거진 '무슬림 비하' 논란을 계기로 공화당 및 트럼프와 완전히 결별하는 선택을 했다.

 이라크전쟁 참전 도중 전사한 아들을 둔 무슬림계 변호사 키즈르 칸 부부에 대한 공격은 정파를 떠나 미국의 가치에 위배되는 것이며, 용납할 수 없는 마지막 선을 넘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비판이다.

힐러리 지지 공화 인사 이미 50명 넘어

'反트럼프' 세력 끌어 모은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실망한 공화당원들을 끌어안기 위해 총력전에 나선 모양새다. 개별 접촉을 통해 공화당원들을 흡수하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전담조직과 웹사이트까지 만들었다.

 10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클린턴 캠프는 이날 공화당 인사 영입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투게더 포 아메리카'(Together for America)를 발족시켰다.

 클린턴은 이 조직을 통해 공화당과 보수 진영의 '반(反)트럼프' 세력을 최대한 흡수한다는 계획인데 현재 공화당 소속 전직 각료 3명, 전·현직 상하원 의원 6명, 전직 대사 6명, 전직 군 장성 5명, 고위 관료와 업계 및 커뮤니티 지도자 약 20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유력 공화당 인사 50명의 지지를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