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 카페 등 운영해 집행유예 선고…재판 도중 다시 범행 시작해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대학생과 주부 등 일반인 여성을 꼬드겨 음란사진 8천여장을 찍은 사진작가가 구속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고액의 모델료를 주겠다며 일반인 여성 12명을 유인해 알몸사진 등을 촬영하고 이를 인터넷에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상 음란물유포)로 전모(50)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전씨의 공범 2명과 꾐에 넘어가 음란사진 모델이 된 여성 12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전씨는 지난해 5월10일부터 올해 5월9일까지 1년 동안 포털 사이트의 '모델 구인' 카페에서 여성들을 모집해 은밀한 부위를 드러낸 사진 등 8천300여장을 찍은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렇게 찍은 사진을 자신이 운영하는 'M' 사이트에 올리고, 월 3만원을 내면 사진을 볼 수 있고 월 10∼15만원을 내면 내려받을 수도 있다고 홍보해 유료회원을 모았다.

사이트는 회원 2만 3천여명, 유료회원 4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운영이 잘 됐다. 전씨와 공범들이 1년간 얻은 수익은 1억 6천여만원이었다.

M 사이트는 현재 폐쇄됐지만 이 사이트에서 유출된 사진이 해외 음란 사이트로 흘러든 것으로 파악돼 경찰이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

전씨는 여성들에게 시간당 10만원의 고액 모델료를 지급하고, 사진 속 얼굴을 보정해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없게 해주겠다며 여성들을 설득했다. 찍을 사진이 예술작품이며 불법이 아니라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비·학비가 필요한 주부·대학생·무직자·회사원 등과 모델 지망생은 이에 넘어가 촬영에 응했다.

전씨는 서울 유명 사립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사업에 실패해 신용불량자가 된 이후 음란물유포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2∼2013년에도 국내 최대 음란사이트로 알려진 '소라넷'에 카페를 열고 음란사진을 유포해 지난해 8월 법원에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그러고도 재판 선고가 나기 직전인 지난해 5월부터 같은 범행을 다시 시작했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몸이 좋지 않아 일할 수가 없는데 생활비가 필요해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 벌어들인 돈은 모델료·스튜디오 대여료와 생활비로 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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