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연봉·지원 불구 열악한 환경 적응 힘들어 해외 석학들 귀국행…'교수비자'입국 외국인 급감

[이슈진단]

외국인 전임교원도 감소, 교수회의 내용 이해 못해 '멀뚱'

통역 등 사회·문화적 도움 부족 "장기적 지원 방안 시급"


 2010년대 들어 한국 대학들은 국제화 및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교수를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미국 등 해외 석학들이 한국을 찾아 수준 높은 강의를 들려주는 경우도 생겨났다.

 하지만 한바탕 열풍이 스쳐 지나간 현재, 외국인 교수 영입 경쟁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적응에 실패한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을 떠나는 일이 잦다는 것이다. 대부분 대학은 외국인 교수에게 높은 연봉과 숙소·항공권 등을 제공하면서도 정작 이들에게 절실한 언어·사회·문화적 지원은 외면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모두 한국 생활 적응에 필요한 조치들이다.

 한국의 열악한 상황으로 인해 높은 연봉과 경제적 지원에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교수는 점차 줄고 있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에 따르면 '교수(E1) 비자'로 입국한 외국인은 2013년 8186명에서 2015년 7555명으로 2년 만에 631명이 줄었다.<표참조> 올해는 6월 말 기준 3763명에 불과하다. 전국 4년제 국공립대 정교수 평균연봉은 9481만 원인데 비해 외국인 정교수 평균 연봉은 1억1168만 원이다.

 주요 대학들의 외국인 전임교원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고려대 외국인 전임교원은 2013년 119명에서 2015년 106명으로, 경희대는 같은 기간 148명에서 100명으로, 성균관대는 124명에서 106명으로 줄었다. 실제 서울의 한 사립대에서 근무하던 미국인 교수도 최근 재계약을 하지 않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학교 관계자는 "교수회의에 참석해도 말을 알아듣지 못해 학과 현황도 알지 못했고 교수들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학들은 '글로벌 경쟁력'강화를 위해 외국인 교수 고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해외 석학들의 연구와 강의를 통해 대학 가치가 올라가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대학 특성화 사업 등) 선정 기준에도 국제화 지수가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준 높은 외국인 교수를 데려오고,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대학 관계자는 "외국인 교수들이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