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100년 이상된 '죽음의 상자' 수두룩"

[긴급진단]

지질학자들 "伊 아마트리체처럼 내진 약한 건물 많아" 경고 

내진 보강 필요 주거용 아파트 LA시내에만 총 1만3천500채

1980년대 이전 건물 위험…특히 벽돌 구조물 안전 우려 급증 

 지난 24일 이탈리아 중부 산악 지방을 강타한 지진을 계기로 LA 일원에 산재한 벽돌 구조물에 대한 안전 우려가 급증하고 있다.

 남가주는 샌앤드레어스 단층 운동으로 지진의 위험이 상존한 지역이다. 또 이 지역엔 이번 지진의 직격탄을 맞아 가장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이탈리아 아마트리체 지역처럼 지진에 약한 오래된 벽돌 구조물이 많다.

 캘리포니아공대 지질학자인 루시 존스는 27일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LA 근처에 천발지진(진원의 깊이가 약 60∼70㎞로 비교적 얕은 지진)이 발생하면 이탈리아에서와 비슷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내진 설계에 대한 정보 없이 설계된 100년 이상의 건물이 캘리포니아 주 곳곳에 있다"면서 "내진 설계를 보강하지 않는다면 이탈리아의 건물처럼 지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존스는 내진 강화가 이뤄지지 않은 석조 건물을 '죽음의 상자'라고 평했다.

 구조공학자이자 캘리포니아 지진안전위원회 대표인 미야모토 키트도 "지진 대비 보강 설비를 갖추지 않으면 1980년대 이전 준공 건물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LA 시내에만 내진 보강이 필요한 소규모 주거용 아파트는 1만3천500채에 이른다. 

 지진 피해 연구차 이탈리아를 방문하기도 한 키트는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LA에도 지진에 취약한 건물이 도처에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엔 벽돌 구조물뿐만 아니라 잘 부서지기 쉬운 콘크리트 건물도 포함된다.

 지난주 LA 인근 사우스 패서디나 시의회는 건물주에게 앞으로 2년 6개월 안으로 시의 새 건물 내진 정책을 따르도록 하는 법안을 찬성 4, 반대 0으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상점, 식당, 교회, 아파트 등 내진 평가에서 낙제를 받은 27개 벽돌 건물의 주인은 반드시 지진 보강 시설을 갖춰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