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그레이 대신 두 가지 블랙 색상·애플 펜슬 사용 가능?
헤드폰 잭 제거·감압 터치 버튼 채택 주목 
"가격 변화 없어…노트7 리콜 반사 효과? 출하량 늘린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애플의 신제품 공개(한국시간 8일 오전 2시)를 이틀 남겨놓고 무성한 추측과 루머가 떠돌고 있다.

애플의 철통보안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전례로 볼 때 정통한 애플 전문가들의 예측은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차세대 애플 아이폰 7과 아이폰 7 플러스의 모양을 어느 정도는 그려볼 수 있다.

IT 전문매체 BGR은 "새 아이폰 모델은 기존의 아이폰들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지만, 좀 더 관심을 두고 지켜본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흥미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정확한 애플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KGI 증권의 밍치 궈는 "새 아이폰 모델들은 소비자들의 불만에 대처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제품의 명칭은 아이폰 7이라는 설이 기정사실로 됐지만, 아직 애플의 공식 발표는 없다.

◇ 기능과 디자인 = 이번 아이폰이 기능이나 디자인의 큰 변화가 없어 아이폰 6의 후속작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 등 일부 언론은 아이폰 7이 아이폰 6S보다 1㎜ 얇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또 아이폰 7의 홈버튼은 물리적 버튼이 아니라 감압 터치식 버튼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와 관련, 애플 내부 소식에 정통한 애플 인사이더는 애플이 아이폰 홈버튼에 감압 터치 기능인 '3D 터치'를 탑재하는 특허를 이미 3년 전에 출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헤드폰 잭 제거 = 아이폰 애널리스트들이 공통으로 언급하고 있어 가장 확실시되는 루머다.

3.5mm 이어폰 단자가 없어지는 대신 블루투스와 충전포트(라이트닝 단자)로 사용할 수 있는 에어 팟(무선 이어폰)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무선 이어폰을 이번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 발표회에서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아이폰 7에서 애플 펜슬 사용? = 아이패드용으로 지난해 선보였던 애플 펜슬이 아이폰 7과 연동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IT 매체 벤처 비트는 아이폰 7과 애플 펜슬의 호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애플이 이를 채택할 경우 대형 액정 모델과 스타일러스 펜 도입 등 삼성의 행보를 다시 뒤따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카메라 기능 = 아이폰 7시리즈 가운데 고급 사양인 아이폰 7 플러스에 듀얼 카메라가 장착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밍치 궈는 "아이폰 7 카메라의 4.7인치, 5.5인치 모델 모두 1,200만 화소일 것"이라며 "5.5인치 아이폰 7 플러스에는 듀얼 렌즈 카메라가 장착돼 광학 줌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손 떨림 보정과 라이트 필드(Light Field) 카메라 프로그램 등도 추가된다고 덧붙였다.

◇ 방수기능 = 방수기능 역시 애플 팬들의 오랜 불만이었다. 밍치 궈는 "아이폰7에 애플워치와 같은 IPX7 등급의 방수기능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IPX7는 1m 수심에서 최대 30분 동안 방수가 가능한 등급이다. 애플이 헤드폰 잭을 제거한 것 역시 방수기능 강화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아이폰 7의 두께가 전작인 6S보다 얇아질 경우 방수기능을 위한 부품 추가가 사실상 어려워서 이번 모델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 배터리와 속도 = 아이폰 7에는 대만 TSMC가 독점 공급한 A10 칩이 장착될 전망이다. 밍치 궈는 A10의 주파수는 2.4GHz가 되면서 전작인 'A9'보다 약 18%가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저장 용량도 아이폰 6시리즈의 16/64 GB의 두 모델 체제에서 32/128 /256GB의 세 모델 체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유력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인 배터리는 개선될지도 불투명하고, 일부 개선된다고 해도 경쟁자인 안드로이드 폰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게 미국 언론들이 전반적인 관측이다.

◇ 색상 = 기존 스페이스 그레이 색상 대신 '다크 블랙'과 '피아노 블랙'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두 가지 블랙 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한다. 피아노 블랙은 아이폰 7 플러스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다크블랙과 피아노 블랙외에 골드, 실버, 로즈 골드 등 5가지 색상으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 가격과 판매전망 = 아이폰 7 시리즈의 가격은 전 시리즈 모델과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2GB 기본 사양이 791 달러(88만3천 원)가 될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다.

그러나 고전하고 있는 아이폰에 이번 7시리즈가 활로가 될지는 불투명하다. 애플 애널리스트인 닐 사이바트는 월스트리트 저널에 "손쉽게 성장하던 국면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리서치 회사인 인터내셔널 데이터는 아이폰 판매가 2015년부터 2020년 사이에 연간 1.5%의 성장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전체수익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의 부진이 신제품 공개로 급격하게 호전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호평을 받았던 삼성의 갤럭시 노트 7의 리콜 등이 애플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타이완 디지타임스가 현지 부품업체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아이폰7의 출하 물량을 당초보다 10% 늘려 공급할 것"이라고 전한 것도 기존 아이폰 대체 수요와 노트 7 리콜의 반사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