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인·터·뷰  본국 기업 상대 집단 소송 앞장 류영욱 변호사

 얼음정수기 관련 코웨이 소송 한인 소비자 대변
"제품 문제 있어도 할말 제대로 못하는 현실 답답 
 '다윗과 골리앗' 싸움일지라도 누군가는 나서야"

 

 법은 만인에게 공평하지만 재판 과정은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재판을 끝까지 이끌어가기 위해선 시간과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과 주류 대형 로펌을 상대할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대형 기업과 로펌을 상대로 개인이나 소규모 로펌이 법정 싸움을 벌이면 곧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 비유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류영욱(42·사진) 변호사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즐기는 법조인이다. 노동법과 집단소송 전문 변호사인 그는 특히 미국에 진출해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하는 소송에 앞장서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코웨이 집단소송'. 이 소송은 지난 7월에 제기돼 한 달 동안 소장 내용 정정 기간을 거쳐 지난달 말 최종 확정됐다. 수정된 소장의 주요 내용은 'LA서 판매된 얼음정수기는 유해물질 의혹을 받고 있는 한국 모델과 별도 모델로서 문제없다'는 코웨이USA의 주장을 반박하는 사례들과 함께 한국 코웨이 본사를 피고인으로 추가했다는 것이다. 미주에서 판매된 제품 역시 한국에서 만든 것이므로 한국 코웨이 본사도 이번 집단소송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코웨이 정수기 소송을 이끌게 된 이유에 대해 류 변호사는 "한인 소비자들이 문제있는 상품에 대해 불만을 호소하고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 답답했다"며 "특히 본국 대기업들의 제품일 경우 한인 소비자들의 상실감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더이상 미주 한인소비자들을'봉'으로 아는 관행을 누군가는 저지하고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이같은 소송을 맡게 됐다는 설명이다. 

 류 변호사가 소송을 펼친 상대 기업들은 아메리칸 어패럴, UTLA뷰티, 매리엇호텔처럼 규모가 큰 기업들이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대형 로펌과 상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때때로 물적 인적 규모의 열세로 힘들 때도 있다. 또 '큰 돈을 벌기 위해 집단소송을 이끌고 있다'는 오해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그가 버티는 이유는 간단하다. '사회적 약자편에 서는 것'이 변호사로서 가져야 할 직업의식이라고 그는 생각하기 때문이다.

  류 변호사는 "미국서도 약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통로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응원해주는 누군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