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맛집을 다니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블로그에 음식 사진을 찍어 취미 삼아 올렸던 정모(54) 씨는 이런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김영란법 적용대상인 정 씨의 이런 활동이 혹시 법에 저촉될 빌미가 될까 싶어서다.

사교성이 높은 정 씨는 평소 친구나 친분이 있는 편한 사람과 식사를 하며 음식을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 찍고, 이를 습관적으로 SNS에 올리면서 많은 사람과 함께 정보를 나누고 공감하면서 교류했다.

주로 남들이 쉽게 먹을 수 없는 귀하거나 좋은 음식을 먹을 때 이런 사진 업로드는 필수였다.

해시태그와 체크인을 해 어디서, 누구랑 식사하는 지도 가감 없이 알렸다.

가끔은 같이 식사를 하는 일행이 드러나는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를 통해 밥 먹는 시간도 자연스럽게 공개했다.

그러나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이를 중단했다.

같이 식사를 하는 사람 중에 자신과 직무 관련이 있거나 또 다른 김영란법 적용 대상자가 있을 수 있어 피해가 될 수 있어서다.

SNS를 통해 장소와 같이 식사한 사람이 공개되면 사진의 음식값도 약간의 노력으로 알 수 있어 란파라치의 표적이 되거나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 때문에 김영란법이 시행된 후 최근 SNS에 음식 사진이 대폭 줄었다는 지적이다.

양양, 강릉을 비롯한 강원 동해안에는 최근 송이가 풍년을 이뤄 송이를 먹는 사진이 각종 SNS에 경쟁적으로 릴레이식으로 올라올 때이지만 예전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공무원 김모(43·여) 씨도 음식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을 거의 중단했다.

올리더라도 음식만 사진을 찍어 올린다.

습관적으로 하던 해시태그는 하지 않는다.

장소와 같이 식사하는 사람의 노출을 막기 위해서다.

김 씨는 "같이 SNS를 하는 사람 가운데 음식을 주로 올리던 사람들도 김영란법 시행 이후 음식 사진을 올린 것을 거의 보지 못했다"라며 "김영란법이 개인의 취미 활동도 위축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골프를 치면서 올리는 사진도 SNS에서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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