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영상은 '사내끼리 대화'"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김병규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최근 남편을 둘러싼 성추행 의혹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일축하고 나섰다.

멜라니아는 17일(현지시간) 미 CNN방송 앤더스 쿠퍼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에게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성들의 주장이 잇따라 나온 데 대해 "나는 남편을 믿는다"며 "그 모든 것은 반대편에서 계획해 준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멜라니아는 "그들은 이 여성들의 배후를 확인할 수 없다"며 "그들은 아무런 근거도 갖고 있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멜라니아는 이번 대선전을 뒤흔들며 파문을 일으킨 트럼프의 2005년 음담패설 영상에 대해서도 '보이 토크(boy talk·사내끼리의 대화)'라며 남편이 사회자로부터 "지저분하고 나쁜 내용을 말하도록 유도됐다"고 두둔했다.

트럼프는 2005년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진행자 빌리 부시와 나눈 외설적인 대화 내용이 담긴 영상이 지난 7일 워싱턴포스트에 의해 공개된 뒤 궁지에 몰렸다. 그는 여기서 저속한 표현으로 유부녀 방송 진행자를 유혹하려 한 경험을 털어놓고 자신을 기다리던 여배우에 대해서도 음담패설을 했다.

멜라니아는 "나는 그동안 여러 보이 토크를 들어왔다. 남자들은 자라면서 때때로 서로에게 이런 저런 식으로 여자에 대해 말하며 과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멜라니아는 또 "나는 많은 여성이 그에게 다가와 전화번호를 주고, 부적절한 것들을 주고, 그를 위해 일하고 싶어하는 것을 봤다"며 "그들은 그가 결혼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멜라니아는 또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과거 '불륜'이 대선전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밤 방송된 폭스뉴스 인터뷰 발췌본에 따르면 멜라니아는 자신의 과거 모델 시절 누드 사진 등이 언론과 경선 경쟁자들에 의해 파헤쳐진 점을 거론하며 "자업자득이다. 내 과거는 거론되는데 (빌 클린턴의 과거는) 왜 안 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들(언론과 경쟁후보들)이 선거 초반부터 내 모델 시절의 사진을 쓰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나는 모델 시절에 했던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 매우 열심히 일했다"고 강조했다.

올 초 트럼프의 경선 최대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의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인 '메이크 아메리카 어섬'이 멜라니아가 모델 시절 찍었던 도발적 사진을 유타 주 온라인 선거광고에 사용했다.

어깨와 상반신, 허리와 엉덩이 라인 일부를 드러낸 반나체의 이 사진이 사용된 광고에는 '멜라니아 트럼프를 보라. 차기 퍼스트레이디. 원하지 않는다면 화요일 테드 크루즈를 지지해달라'는 문구가 적혔다.

그러자 트럼프는 "거짓말쟁이 크루즈는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당신 부인의 비밀을 폭로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한동안 양측간 진흙탕 싸움이 벌어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8월에는 그녀가 25세 때 촬영한 전신 누드사진 3장이 뉴욕포스트 1면에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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