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미국 대선 D-4 힐러리 확보 선거인단 과반 붕괴, 트럼프는 126 → 180명 맹추격

[집중분석]

FBI 'e메일 스캔들 재수사'발표 후 지지율 46% 동률
오바마케어 보험료 인상도 악재…경합주 승패가 관건


 미국 대선이 단 5일을 남겨두고 그야말로 안갯속 구도로 빠져들었다.

 주요 여론조사를 집계해 후보 별로 확보한 선거인단 숫자를 추정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2일 힐러리 클린턴의 선거인단을 226명으로, 트럼프는 180명으로 수정했다. 이는 지난달 29일의 클린턴 272명, 트럼프 126명과 비교하면 클린턴은 대폭 쪼그라들고 트럼프는 수직 상승했다. 대선 때 전체 선거인단의 과반수인 270명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따라서 나흘 만에 클린턴이 대선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관측은 무너졌다. 2일 RCP가 내놓은 수정치는 지금까지의 집계 중 클린턴과 트럼프의 격차가 가장 좁혀진 결과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의 공동 여론조사에선 클린턴과 트럼프는 46%의 지지율로 동률을 기록했다.

 RCP는 이날 클린턴의 박빙 우세로 간주됐던 펜실베이니아주는 물론 버지니아주까지 격전지인 경합주로 바꿨다. 버지니아주는 지난달 제리 코널리 하원의원(민주당)이 본지 인터뷰에서 "우리가 완전히 장악했다"고 승리를 예고했던 곳이다. 또 경합주였던 조지아주는 트럼프의 박빙 우세로 분류했다. 트럼프 박빙 우세였던 미주리주는 트럼프 우세로 굳어졌다. 종합하면 클린턴이 미세하게라도 앞섰던 지역들이 초접전의 전장으로 바뀌고 있고, 일부 초접전 지역은 트럼프가 작게라도 우세한 주로 변하고 있다.

 클린턴의 위기는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터트린 e메일 스캔들 재수사 때문이다. 버지니아주 민주당의 한인 인사들은 "클린턴 외곽 지지층들 사이에선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아봐야 e메일 때문에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늘고 있다"고 걱정했다. 공화당은 이를 파고 들고 있다. 마이클 맥콜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클린턴이 승리한다 해도 e메일 수사는 계속된다"며 "기소가 되면 헌법에 따라 하원에서 탄핵 심판에 들어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에겐 선거 막판 보험료 인상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그간 클린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치적으로 내걸었던 '오바마 케어(의료보험 개혁)'의 계승을 공언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미국 보건복지부가 내년 보험료를 평균 25% 인상한다고 밝힌 뒤 오바마케어의 수혜 대상인 저소득층이 강력 반발하기 시작했다. 트럼프는 지난 1일 유세부터 다시 '오바마케어 폐지'를 꺼내들어 저소득 블루 컬러 유권자를 공략하고 있다.

트럼프가 되나?
美증시 불안, 8일 연속▲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에 따른 월가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 증시가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3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16% 하락한 1만7930.6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0.44% 내린 2088.66, 나스닥은 0.92% 하락한 5058.41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각종 경제지표들은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했으나 대선의 불안감이 양호한 경제지표들을 누르는 악재로 작용했다. 블룸버그는 S&P500지수의 경우 클린턴이 승리하면 최조 3%까지 오르겠지만  트럼프가 이기면 11∼13% 폭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