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불이 나자 신체 마비증세로 침대서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와 함께 생 마감한 남편
간병인들 내보내고
탈출대신 부인지켜
"인생은 미완성이나
부부사랑은'완성'"
[생·각·뉴·스]
몸이 불편한 아내가 침대에 누워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다. 그런데 만약 불이 났다면 남편인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집에 불이 났지만, 몸 일부가 마비돼 침대를 떠날 수 없는 아내를 위해 함께 죽음을 선택한 영국 남성의 사연이 심금을 울리고 있다.
12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케임브리지셔주에 사는 노부부 로저(67)와 마우린(65)은 화재로 숨졌다.
불은 거실에 있던 판지 상자에 불이 붙어 시작됐으며, 가스난로에서 발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 로저는 불이 붙은 판지 상자를 발로 차 현관 밖으로 치우려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평소 이 부부는 물건을 버리지 못하고 쌓아 두는 바람에 집안엔 버리지 못하고 모아둔 물건들이 한가득했는데 이런 습관이 화를 불렀다. 쌓아둔 물건들이 대부분 불에 쉽게 타는 것들이라,
불길은 집안에 더욱 빠르게 퍼져 나갔다. 집안에 물건이 너무 많아 소방관들이 집안으로 들어오는데 애를 먹었으며 결국 진화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 와중에 부부를 돌보던 두 간병인은 각각 현관문과 거실 창문을 통해 탈출했다. 남편 로저도 불속에서 탈출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그러나 그는 탈출 대신, 다른 선택을 했다. 불길에 휩싸인 집에서 도망쳐 나오려다 몸이 마비돼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하는 아내를 떠올리곤 그녀에게 돌아간 것이다.
그는 화재 현장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던 아내 곁을 지키며 삶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의 인생은 '미완성'이었을지 모르지만 부부애는 '완성'이지 않았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