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발사예상지 감시강화…한미일 해군, ICBM 탐지훈련 돌입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문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북한과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우리 군은 평북 방현비행장 등 신형 ICBM이 발사될만한 유력한 지역에 대한 감시체제를 강화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0일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는 시비거리로 될 수 없다'는 제목의 개인 논평을 통해 "미국의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여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를 진행하는 것은 누구의 시비거리로 될 수 없는 정정당당한 자위적 조치"라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누가 뭐라고 하든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는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에,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이후 북한이 천명해온 언제,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북한의 이런 위협에 대해 미국은 북한 미사일이 미국과 동맹을 위협할 경우 격추할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애슈턴 카터 장관이 지난주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이나 동맹에 위협이 되면 격추할 것이라는 말했는데 이게 여전히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것은 미 정부의 입장이다. 그리고 국방부와 국방장관의 입장"이라고 답변했다.

카터 장관은 앞서 지난 8일 NBC 방송 인터뷰에서 "국방부의 임무는 북한보다 한발 앞서 있는 것"이라면서 "만약 북한 ICBM이 우리를 위협한다면, 또 우리 동맹이나 친구 중 하나를 위협한다면 우리는 격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 ICBM 위협에 대응해 하와이에 배치된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SBX)를 서태평양 해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력', '행동 대 행동'의 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북한 탄도미사일이 일본까지 날아올 우려가 있을 때 중간에 이를 요격하도록 하는 '파괴조치명령'을 발령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동해 상에 SM-3 대공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대기시키고 지상에는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배치해 2단계에 걸쳐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도록 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해군은 이날 북한 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미사일 경보훈련(Missile Warning Exercise)에 돌입했다. 이 훈련은 22일까지 계속된다.

우리나라는 7천600t급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을, 미국은 이지스 유도 미사일 구축함인 8천900t급 커티스 윌버함, 일본 해상자위대는 이지스함인 기리시마함을 각각 투입했다.

이번 훈련은 북한의 ICBM 발사 준비작업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ICBM 탐지·추적훈련을 병행할 것으로 알려져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방어(MD) 공조체제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최근 신형 ICBM 2기를 제작한 정황이 한미 정보 당국에 포착됐다.

길이 12m가량의 이 미사일은 평양 인근 남포시 잠진리에 있는 잠진 미사일공장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은 북한에서 가장 오래된 탄도미사일 제작 시설이다.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