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만리장성 짓고, 빗장 걸어잠그고, 내쫓고…

[뉴스포커스]

멕시코 장벽 건설·무슬림 입국제한등 막무가내 서명 강행
최대 1천100만명 불체자 추방 드라이브에 '멜팅팟' 흔들

 '멜팅팟'(melting pot),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자신의 핵심 공약인 각종 '반(反)이민' 정책을 노골적으로 강행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국토안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에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과 함께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않고 보호하는 이른바 '피난처 도시'(sanctuary city)에 대한 연방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으로 서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와 함께 테러위험국 출신 무슬림의 입국 또는 비자 제한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불법 이민자의 추가 미국 입국이 차단되는 동시에 현재 미국에 머무는 불법 체류자의 추방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장벽 건설은 멕시코 국경에 거대한 장벽을 건설해 히스패닉 불법 이민자들의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이다.

 트럼프 정부는 일단 오는 4월께 장벽건설 비용 선(先)집행에 관한 법안이 미 의회에서 통과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불법 이민자 추방 역시 빠른 시일내에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국은 애초 '이민자의 나라'로 탄생했다. 1776년 독립 이후 240년을 거치면서 자유와 평화,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아래 서로의 차이가 용인되고 존중되는 다원주의가 뿌리내렸다.

 인종적 다양성을 보면 2014년 기준으로 미국 인구 총 3억1천874만 명 가운데 백인 62.2%(1억9천810만 명), 히스패닉 17.4%(5천541만 명), 흑인 13.2%(4천203만 명), 아시아계 5.4%(1천708만 명) 등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백인이 압도적 1위지만 소수계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이전과 비교하면 비중이 꽤 줄었다. 소수계 중에서도 히스패닉이 흑인을 제치고 2위로 부상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다양성도 위축될 공산이 크다. 최대 1천100만 명에 달하는 불법 이민자 추방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범죄자들은 무조건 추방하되 나머지 불법 이민자에 대해서는 선별심사를 거쳐 추방, 잔류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이다. 이에따라 23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한인 불법 체류자도 불안에 떨고 있다. 여기에는 직전 버락 오바마 정부의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조치에 따라 보호를 받는 3만여 명의 한인 청년들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