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발언·오락가락 기후변화 정책 불안감에 30초 앞당겨져…1953년 이후 가장 위험 

[이슈진단]

종말 시계 '밤 11시57분'→'밤 11시57분 30초'로
63년전 소련 수소폭탄 실험이후 가장 큰 위험 직면


 '지구종말시계'(Doomsday Clock)가 30초 앞당겨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발언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등으로 세계가 더 불안해졌다고 핵과학자들이 26일 밝혔다.

 핵과학자들은 이날 회보를 통해 지난 한해 지구종말시계가 밤 11시 57분 30초로 종말에 더욱 근접(사진)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노벨상 수상자 15명 등이 포함된 핵과학자 및 지식인그룹은 해마다 전년에 비해 지구의 안전과 위험을 고려해 지구종말의 상징적인 시간을 설정하고 있다. 시계바늘이 자정을 가리키면 지구 종말을 뜻한다. 2015년에는 밤 11시57분이었다.

 이들은 전 세계 민족주의 발호와 트럼프 대통령의 핵무기 및 기후변화에 관한 발언, 암울해진 지구촌 안보 전망 등으로 세계가 위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해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가 '열린 마음'으로 대응하겠다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발언을 해왔다. 또 그는 지난해 12월 미국은 핵무기 능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렌스 크라우스 핵과학자회보 의장은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기자회견에서 "지구종말시계가 어느 때보다 더 자정에 가까워졌다"며 "63년 전인 1953년 당시 소련이 처음으로 수소폭탄을 실험한 이후 가장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최고위직 한두명의 말과 정책으로 이처럼 존재 위협 인식에 영향을 준 적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암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크라우스 의장은 지난 대선 때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지원했다는 미 정보기관의 보고서는 사이버 테크놀로지의 더욱 심각한 지구촌 위협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구종말시계는 1947년 자정 7분 전으로 시작됐으며, 이후 1953년 소련 수소폭탄 실험 당시 자정 2분 전에서부터 1991년 자정 17분 전 등 19차례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