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30~40% 여성, 몸매 관리보다는 스트레스 해소 목적"
체육관·요가·피트니스…한인사회 스트레스 해소 업종 인기

#한인 직장인 스텔라 신(가명·여·35)씨는 퇴근하면 곧 바로 킥복싱 도장으로 향한다. 전문직 단기취업비자(H-1B)를 가진 신씨는 지난해 미 대선 때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더 불안했다. 반(反) 이민 정책으로 H-1B 비자 갱신을 앞둔 신씨는 불투명해진 미래 때문에 늘 불안했다. 불안한 마음을 먹는 것으로 달래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뭔가를 시원하게 패 주면 속일 풀릴 것 같다는 생각에 킥복싱 도장을 찾게 됐다. 이제 신씨에게 킥복싱은 생활이 돼 버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 테러 위험, 불안한 체류신분, 불확실한 노후. 미국에서 삶은 불안·공포·긴장으로 가득차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업종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 LA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스트레스의 종류는 직장에서의 불편한 인간관계, 트럼프 당선, 은퇴, 크레딧카드빚, 학자금 상환 등 다양하다.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점점 많은 사람들이 체육관을 찾거나 요가나 마사지를 받는 등 적극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인 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신씨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킥복싱 체육관을 찾는 것이 이제 더 이상 호신술이나 기술을 배워 선수가 되기 위해 배우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것이다. 신씨는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한인타운 내 위치한 태조 킥복싱(옛 제로투히로킥복싱) 조 김 코치는 "고객의 30~40%는 여성들"이라며 "다이어트 등 몸매 관리 보다도 직장 등 스트레스 해소할 목적으로 찾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한인들이 많이 찾는 것이 요가다. 지난해부터 한인타운은 '요가타운'이라고 불릴 정도다. 필라테스, 플라잉요가, 발레 등의 피트니스 스튜디오가 한인타운에만 10여 곳이 넘는다.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수강생이 80%이며 주말마다 LA외곽 지역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다. 퇴근 후 교통 트래픽을 피하기 위해 찾는 직장 여성도 많다.

 요가를 배우려는 사람의 절반은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