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히오 가르시아(37·스페인)가 메이저 '73전74기'의 주인공이 됐다.
가르시아는 9일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벌어진 제81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마지막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공동 1위가 된 뒤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버디를 낚아내며 그린 재킷을 입었다.
마스터스 출전 19차례 만에 거둔 감격의 우승이며 메이저 대회 74번째 대회서 처음 우승하는 극적인 장면이었다.
자신의 우상인 작고한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의 생일에 거둔 우승이라 기쁨은 배가됐다. 스페인 선수로는 네 번째. 가르시아는 우승 상금으로 198만 달러를 받았다.
후반들어 매치 플레이를 방불케했던 팽팽한 접전은 연장 1차전 티샷으로 사실상 판가름났다. 먼저 샷을 날린 로즈의 볼이 오른쪽 숲으로 떨어지자 가르시아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안착시켰다. 로즈가 3온을 노리고 레이업을 하자 가르시아는 두 번째샷을 핀 12피트 지점에 떨궈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로즈도 세 번째샷을 핀 14피트 지점에 올렸다. 그러나 로즈의 파퍼트는 홀을 살짝 비껴났다.
투 퍼트만 해도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되는 절대적 우위 속에서 가르시아의 퍼터 페이스를 떠난 볼은 홀을 한 바퀴 돈 뒤 그대로 사라졌다. 우승을 자축하는 버디였다. 18년간 달고 다녔던 메이저 무관의 설움에 대한 울분을 토해내듯 가르시아는 포효했고 잠시 뒤 그린에서 기다리던 아내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면서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로즈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임한 가르시아는 10번, 11번 홀(이상 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을 때만 해도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14번 홀(파4)에서 6피트 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로즈를 1타 차로 압박한 뒤 15번 홀(파5)에서 드라이버를 330야드 보낸 뒤 핀까지 190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샷을 14피트 지점에 떨구며 이글을 잡아 이 홀서 버디를 잡은 로즈와 다시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다.   로즈가 16번 홀(파3)에서 10피트짜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앞서나가는 듯했지만 17번 홀에서 파퍼트를 미스하며 가르시아에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왔고, 18번 홀에서 두 선수는 모두 짧은 버디 퍼트를 놓쳐 승부를 플레이오프로 미뤘다.
2011년 우승자 찰 슈와첼(남아공)이 3위(합계 6언더파 282타), 이날 16번 홀에서 홀인원을 한 매트 쿠차와 토마스 피터스(벨기에)가 공동 4위(합계 5언더파 283타),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공동 7위(합계 3언더파 285타), 2년 만에 정상 탈환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는 공동 11위(합계 1언더파 287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인 중에서는 안병훈(26)이 2타를 줄여 공동 33위(합계 5오버파 293타), 제임스 한(36)이 2타를 잃어 공동 38위(합계 10오버파 298타)의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