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트럼프 "김정은은 큰 실수하고 있어…강력한 무적함대 보낸다"
예측 불가능하게 유도 속내 감춰, 백악관 "조끼 속에 카드 숨겨"
시진핑, 회담 5일 만에 트럼프와 통화 "北 문제 평화적 해결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 "큰 실수를 하고 있다. 미국은 아주 강력한 무적함대(armada)를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항공모함보다 매우 강력한 잠수함도 갖고 있다. 우리는 지구 최고의 군대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 해역에 칼빈슨호 항모 전단을 급파했다. 

 ▶트럼프식 협상 전략?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에 대북 압박을 요구한 데 이어 북한을 군사적으로 직접 압박함으로써 북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면서도 북한이나 중국이 자신의 행동을 예측할 수 없게 하여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트럼프식 '협상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서도 '북한이 말썽을 피우려 하고 있는데 중국이 돕지 않는다면 우리는 중국 없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독자 행동'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행동할 때는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칼빈슨호 항모 배치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발언이 이어지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사실상 무력 사용 자제를 요구했다. 시 주석은 통화에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과 소통·협력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이 지난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5일 만에 다시 전화 회담을 가진 것은 그만큼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제타격 보단 공중 요격"

 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밖에 나가서 미리 자신의 대응이 무엇인지 알리는 사람이 아니다"며 "그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고, 자신의 카드를 조끼 속에 감추고 있다"고 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 사령탑 역할을 하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 배치와 관련해 "현 시점에서는 그것이 가장 신중한 조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 칼빈슨호가 그곳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칼빈슨호를 보낸 데는 (선제타격 같은) 특별한 신호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공격이 아닌 대북 억지력 확보 차원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배넷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공격적 행동을 할 가능성은 낮지만,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면 공중 요격에 나설 가능성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