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인 재키 로빈슨(1919∼1972년)이 빅리그에 데뷔한 지 70주년이 되는 날을 기념하기 위해 다저스타디움 앞에 그의 동상이 세워졌다.
이날 제막식에는 로빈슨의 부인 레이첼과 딸 쉐넌, 아들 데이빗을 비롯해 스탄 카스텐 다저스 사장, 매직 존슨 다저스 공동 구단주, 그리고 로빈슨을 기억하고 있는 전 다저스 캐스터 빈 스컬리, 최초 흑인 메이저리그 감독 프랭크 로빈슨, 옛 팀 동료였던 돈 뉴컴, 샌디 쿠팩스, 토미 라소다 등이 참석해 그의 동상을 보며 지난 시간을 추억했다.
로빈슨은 1947년 4월 15일 흑인 최초로 브루클린 다저스의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인종 장벽을 깨뜨렸다. 이후 홈런왕 행크 에런과 배리 본즈, 켄 그리피 주니어 등 여러 흑인 스타들이 메이저리그를 빛냈으나 흑인 선수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USA 투데이는 자체 조사에서 올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개막전 로스터 868명 중 흑인 선수가 전체 7.1%인 62명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이는 1958년 이래 가장 낮은 비율이며 1986년 역대 최고치이던 19%에서 꾸준히 줄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흑인을 로스터에 단 1명이라도 포함한 팀은 11팀이고 샌디에고 파드레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에는 아예 흑인 선수가 한 명도 없다.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등 3개 팀이 가장 많은 4명의 흑인 선수를 각각 로스터에 올려놓고 있다.
흑인 선수가 가장 많이 뛰는 포지션은 외야수로 34명이고, 선발 8명, 구원 5명 등 투수가 13명으로 뒤를 이었고, 2루수(6명), 1루수(5명), 유격수(4명) 순이었다.
흑인 선수들이 더 많은 보수와 장학 혜택을 주는 NFL, NBA를 택하면서 메어저리그에서 흑인 선수는 급감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거액을 투자해 흑인 유소년의 야구 유입 프로그램을 운용하나 구체적인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 현재 흑인 사령탑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과 더스티 베이커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 두 명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