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넘겨서도 여전히 필드를 누비고 있는 마이애미 말린스의 스즈키 이치로(43)가 친정팀을 상대로 시즌 첫 홈런을 터뜨렸다.
이치로는 19일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 9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치로는 시즌 첫 홈런과 첫 타점을 함께 올렸다.
이치로는 4-10으로 크게 뒤진 9회 초 선두타자로 나가 시애틀 우완 에반 마샬을 상대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마샬의 초구 93마일 가운데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 홈런은 마이애미 팀 역사상 최고령 홈런이고,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 2007년 훌리오 프랑코가 48세의 나이로 홈런을 친 이후 최고령 홈런으로 기록됐다. 이와 함께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통산 안타를 3033개로 늘렸다.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이치로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날리며 최근 7경기 연속 무안타의 늪에서 벗어났다. 이치로가 안타를 친 것은 지난 8일 뉴욕 메츠전 이후 11일만이다. 시즌 초반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진 이치로는 이날 맹타를 터뜨리며 타율을 0.067에서 0.158로 끌어올렸다.
시애틀은 이치로가 200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2년을 활약한 팀이다. 이날 시애틀 팬들은 9회 이치로가 홈런을 치자 열렬한 박수와 응원을 보냈다. 이치로는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를 시애틀에서 볼 수 있는 건 이날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경기 후 이치로는 "분명히 오늘이 이곳에서 마지막 타석,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공이 담장을 넘어가는 걸 보면서 다음에 또 시애틀에 올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하는 생각은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