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직장인 항공 유학생'들이 몰려온다
 
[뉴스포커스]

  LA·샌디에고등 가주 비행학교에만 연간 수백명씩 
 한국 저가항공사 많아져 여객기 조종사 수요 급증 
 퇴사한 재취업생 대다수…한인 항공학교 함박 웃음
"1년 정도에 면장 취득, 홍준표 둘째 아들도 유학중,"


 항공기 조종술을 가르치는 캘리포니아 주 내 비행학교가 한인 유학생들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이나 캐나다 등 외국으로 가 비행기 조종사 자격증을 딴 뒤 한국 항공사에 재취업하려는 소위 '직장인 항공 유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교 졸업생들의 미국 유학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유학 경쟁도 치열"

 조선일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비행기 조종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면서'항공 유학 전문'유학원이 등장하고, 직장인 지원자들만 한 달에 수백명이 몰려 항공 유학은 거의 '열풍'에 가깝다.

 자유한국당 대선 주자로 확정된 홍준표 전 경남지사의 둘째 아들도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미국에서 항공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한 유학원 대표는 "요즘 항공 유학 상담자 중 80%가 번듯한 직장인"이라며 "최근엔 경쟁자가 많아져 이 (유학) 루트도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2010년부터 불기 시작한 항공 유학 열풍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기존 대형 항공사 외에 제주항공·진에어·이스타항공 등 저가항공이 생기면서 여객기 조종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배경이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외국 비행 면장을 한국용으로 전환한 건수는 2012년 212건에서 작년 374건으로 4년간 76% 증가했다. 업계에선 이런 '전환 면장'중 대부분이 직장을 관두고 간 '재취업 항공 유학생'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주 지역 비행학교는 한인 유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LA를 포함해 샌디에고와 샌프란시스코 등 캘리포니아 주에만 매년 300~400여 명의 유학생들이 조정사의 꿈을 안고 항공 유학을 오고 있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 위치한 항공학교에 재학하고 있는 150여 명이 거의 한인 유학생일 정도이다.

 ▶교육비 저렴 이점도

 한 한인항공학교 원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로컬 현지인들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항공 유학을 오는 한인들은 엄청나게 많다"며 "지금이 피크일 정도"라고 항공 유학 열기를 나타냈다. 이 학교에 모두 20명 정도의 한인 학생이 유학 중이 매년 10여 명씩 한인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그럼 직장인 항공 유학생들이 LA 등 미주 지역을 선호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좋은 날씨 덕분에 1년 정도면 면장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이 항공학교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또한  비행기 1대당 배치되는 교육생도 10명 미만이다. 

 4년 다닌 직장을 나온 뒤 작년 1년 4개월 만에 애리조나 주에 있는 비행학교에서 면장을 취득한 이모(32)씨는 "한국에선 연습용 비행기를 몰고 이·착륙 가능한 공항이 양양·무안·울진공항 등 몇 곳밖에 없는데, 미국에선 50곳이 넘어 경험의 폭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 난다”고 말했다.

 또한 항공 유학시 한국보다 주거비와 생활비가 더 들어가지만 항공 교육비가 한국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이 유학생이 몰리는 또 다른 이유다. 1년을 기준으로 보면 한인 항공학교의 학비는 6만달러 수준으로 여기에 주거비와 생활비를 더하면 대략 8만달러~9만달러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