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태양절 이어 창군절도 도발안해, 역대 최대 규모 화력훈련만
美 핵잠수함 부산항 입항과 중국 "원유공급 중단" 경고 영향
트럼프 "더이상 용납안해"…일부 "두고봐야, 기습도발 가능"


 북한이 인민군 창설 85주년이자 '한반도 4월 위기설'의 디데이(D-day) 중 하나로 간주돼 온 25일까지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다. 대신 강원도 원산에서 화력 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은 도발이 예상됐던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도 대규모 열병식만 하고 지나갔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자 자신들이 호언해 왔던 전략 무기 도발을 주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하면 응징하겠다며 한반도 주변에 전력을 강화했다. 이날 미국의 오하이오급(1만8000t) 핵잠수함 미시간함이 부산항에 입항했고, 칼빈슨 항모전단은 27일쯤 동해에 진입해 우리 해군과 연합 훈련을 벌인다. 이처럼 미국이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중국도 연일 '추가 도발 시 원유 공급 중단'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용인' 등 전례 없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도발 카드를 완전히 접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는 아무 때나 하는 게 아니라 핵·미사일 기술 진척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중의 압박이 다소 완화되길 기다렸다가 기습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5개 이사국 대사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핵은 세계의 큰(big) 문제"라며 "우리가 결국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실질적인 위협으로 (북한 핵·미사일의) 현상 유지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유엔 안보리는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대통령이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을 모두 불러 북핵 위협과 해법을 강조한 것은 전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26일 미 상원의원 100명을 모두 백악관으로 불러 새 대북 정책을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28일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나서 유엔 안보리 이사국의 외교 장관급과 북핵 문제를 논의한다.

 미국의 역대 어떤 행정부도 트럼프처럼 북핵을 외교 정책의 1순위로 삼고, 북한에 '화력'을 집중한 적은 없었다. 그동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군사 옵션'까지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