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코미 FBI 국장 해임 파문 일파만파 

[뉴스진단]

민주당, 법무부에 조사 촉구 등 공론화 '여론 주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경질 사태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 월간지 뉴요커는 최신호에 정치학자, 정치인 등의 견해를 빌려 '트럼프를 파면하는 방법'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 제임스 피프너 조지메이슨대 정치학과 교수는 "임기 중 탄핵 위기를 겪은 닉슨, 레이건, 클린턴 전 대통령들의 공통점은 위험스러운 종류의 확신"이라며 자신이 잘못했다고 스스로 인정할 수 없었던 자기 합리화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닉슨은 자신의 정적들도 자신과 똑같은 짓을 해왔는데 무슨 잘못이 있냐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레이건은 의회와 국민의 반대를 피해 인질 석방 대가로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것은 이란과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비용이었을 뿐이라고 자신을 방어했다.

 뉴스위크는 코미 전 국장의 해임이 러시아 해킹 연루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를 요구하는 국민 여론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만일 특별검사가 임명되면 트럼프 탄핵의 길로 들어선 것임을 뜻한다고 진단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케네디 암살을 계기로 1967년 신설된 수정헌법 제25조 4항은 부통령이나 내각의 다수 또는 의회에 의해 임명된 의료진이 대통령의 권한과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라는 판단을 내리면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도록 했다.  뉴요커는 트럼프가 처한 위험은 헌법 25조 4항이나 탄핵 절차에 의해 파면되는 게 아니라 낮은 국민 지지와 불신에 휩싸여 임기 내내 파행을 거듭하다가 단임으로 끝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12일 마이클 호로위츠 법무부 감찰관에게 서한을 보내 FBI 수사에 정치적 개입이 있었는지 조사하라고 촉구하고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관계를 독립적으로 수사해야 한다며 특별검사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박사이트에선…
'트럼프 탄핵'확률 60% 급등

 도박사이트에서 '트럼프 탄핵확률'이 60%로 급등했다. FBI 국장 해임 후폭풍이다.

 아일랜드 도박사이트 '패디 파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탄핵 베팅에서 배당률은 종전 2/1(2배)에서 이날 4/6(약 0.67배)으로 재설정됐다. 배당률 2/1은 걸었던 돈의 2배를 받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10만원을 걸면 트럼프가 탄핵되면 추가로 20만원을 받는다는 의미다. 4/6은 6만원을 걸면 추가로 4만원을 얻게되는 것이다. 배당률이 낮을수록 탄핵 확률은 높아진다. 4/6은 60% 확률이라고 AFP는 전했다.

가능성은 아직…
현재까지 드러난 혐의론 부족

 탄핵 논의가 꿈틀대고 있지만 아직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우선 미국 헌법은 "대통령이 반역, 뇌물, 기타 중대 범죄 및 비행"으로 기소되면 탄핵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과 러시아의 유착 혐의나 코미 국장 해임 건만으로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되기엔 부족하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또 탄핵을 위해선 상하원 모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모두 여당인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탄핵 가능성 여부는 내년 말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탈환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