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달러 넘는 최고급 명품 드레스 입고…

[뉴스화제]
 
NYT, "지난 9일간 해외순방 남다른 존재감 영부인 데뷔 성공" 
교황과 화기애애 분위기 연출등 호평…나름의'스타파워'과시


 "나는 멜라니아를 따라온 남자입니다." 세계 최강국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하리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1961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우아하고 지적인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프랑스 국민을 매료시키자 케네디 전 대통령은 "저는 플러스 원( plus-one·파티에 초대받은 이의 동반자)이에요. 그 역할이 즐거워요"라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 좀처럼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로 불렸던 멜라니아 트럼프가 지난 9일간의 해외순방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는 현지 언론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악평'을 받은 것과 달리 세계 외교 데뷔 무대에서 나름 '합격점'을 받았다.

 29일 뉴욕타임스(NYT)는 멜라니아 여사를 재클린 케네디 전 영부인에 비교하며 그가 이번 순방에서 트럼프의 배후가 아닌 나름의 '스타파워'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멜라니아 여사의 활약이 두드러진 순간으로 교황 접견 순간을 꼽았다. 굳은 얼굴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이 멜라니아 여사에게 "남편에게 어떤 음식을 해주나? 포티차인가"라는 농담을 건네자 그는 웃으면서 "포티차? 그렇다"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포티차는 멜라니아 여사의 고향인 동유럽 슬로베니아에서 즐겨먹는 디저트다. 또 멜라니아 여사는 교황과 로마의 밤비노 아기 예수 아동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NYT는 이 같은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을 1961년 프랑스 파리 순방에서 돋보였던 재클린 여사와 비교했다. 당시 프랑스는 미국과 '피그스만 침공 사건'으로 갈등을 빚고 있었는데 재클린 여사의 뛰어난 불어 실력으로 프랑스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 재클린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패션'이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재클린은 패션리더로 유명했고, 멜라니아는 패션모델 출신으로 어딜가나 패션으로 관심을 받는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번에 시칠리아 타오르미나에서 돌체앤가바나(D&G) 드레스를 입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드레스는 판매가 5만1500달러(약 5780만원)에 달해 일부 비평가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NYT는 이번 해외순방에서 보여준 멜라니아 여사의 모습은 '제대로 된 첫 데뷔 무대'라며 향후 그가 어떤 영부인이 될지 보여주는 단서라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가 퍼스트레이디로서 어떤 면모를 보일지 아직 확실하지 않다. 힐러리 클린턴 여사처럼 독립심 강한 대통령의 파트너나, 패트리샤 닉슨처럼 인고를 견디는 내조자 역할과 다르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막내아들 배런과 함께 뉴욕에 머물며, 백악관을 자주 찾지 않았던 멜라니아 여사에게 이번 순방은 '커밍아웃(정체성 드러내기) 파티'였다고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칠리아에 있는 미군 기지를 방문했을 때 멜라니아 여사를 "미국의 최고 외교 사절"이라며, 어디를 가든지 멜라니아 여사가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해냈다"고 추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