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전 FBI 국장 "'트럼프 압력의혹' 모두 사실이다"

[뉴스진단]

메모 존재와 사적 접촉 횟수까지 '작심 폭로'
청문회 하루 앞두고 서면증언…트럼프 침묵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과 충성 맹세 요구 등 시중에 돌던 의혹 모두를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 전격 해임이 된 이후 처음으로 의회에 나가 모든 사실을 공개 증언 하기로 한 날을 하루 앞두고 상원에 제출한 서면증언을 통해서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마녀 사냥(witch hunt)',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부인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명운을 건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양측 모두 자신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나면 회복이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게 되는 '외나무 다리 결투'이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코미 전 국장이 임기 초반의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들을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코미 주장의 신빙성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자신이 받들었던 국가 원수와 진실 대결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인생의 모든 것을 건 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렇게 큰 위험 부담을 지고 거짓말을 하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코미는 이날 소문으로만 떠돌던 '만찬 메모'가 실재한다고 밝혔고, 지난 4월 11일까지 넉 달간 트럼프 대통령을 세 차례 직접 만나고, 여섯 차례 사적인 통화를 했다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탄핵소추까지 야기할 수 있는 심대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충격을 받은 듯 아직 침묵만 지키고 있다. 

 코미가 이날 서면증언에서 밝힌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내통 의혹을 풀 열쇠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는 증언이다. 사실이라면 사법방해죄, 매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코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는 설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코미는 당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무려 네 차례나 '충성심'이란 단어를 쓰며 압박을 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