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대생들 너도나도 외국 의대'노크'

[신풍속도]

의사 부족 현상 심화 불구 미국의대 의사 배출'굼뱅이'
'외국 의대 졸업후 미국 병원 수련의' 10년새 2배 늘어

 미 전역에서 의사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내 '좁은 문'을 피해 외국 의대에 진학하는 미국 학생들이 늘고 있다. 미국서 대학을 다닌 후, 외국의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진학했다가 미국의 병원으로 돌아와 수련의 과정을 밟는 경우다.

 미국의 의사 부족이 심각한데도 미국의 의대들이 충분한 의사를 배출해내지 못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의사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서 해외 의대들이 '파이프라인'으로 부상했으며,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곳도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 보도했다.

 해외 의대는 과거에는 비싼 학비, 쉬운 입학, 느슨한 학사관리로 미국의 의대 지망생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추세가 바뀌고 있다. 실제로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시작한 미국인 수가 2006년에는 1858명이었으나 2016년에는 3298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미국 '외국의대졸업생교육위원회'가 밝혔다.

  미국의대협회에 따르면 미국은 2030년께 4만∼10만 명 정도의 의사 부족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의대들이 지난 15년간 1학년생 정원을 25% 이상 늘였지만 이 정도로는 태부족이다. 지방이나 오지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WSJ에 따르면 외국 의대 진학에는 위험부담이 따른다. 미국인이더라도 졸업 후 미국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받아들여지는 졸업생 비율이 평균 54% 정도이기 때문이다. 미국서 공부한 경우는 94%다.

 그러나 최근에는 외국 의대 중에서도 미국 대학에 맞먹는 '레지던시 매칭률(Residency Match Rateㆍ수련의 과정을 위한 의대 졸업생의 병원취직 비율)'을 보이며 '강자'로 부상하는 곳들이 있다.

 미국과 호주의 공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UQ-오슈너' 의대가 95%를 기록했으며 도미니카의 로스 의대,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마르텐의 카리브 의대, 그레나다의 세인트조지의대 등이 85%가 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했어요

 뉴저지 주 출신의 샹텔 테일러(29)는 명문 브라운대학을 졸업하고도 20개가 넘는 미국 의과대학원에 불합격했다. 대학 학점은 3.0, 의과대학원 입학시험인 MCAT 성적은 전국 평균 정도였다. 테일러는 자신과 같은 미국인 학생들을 받아들이는 호주의 의과대학원으로 진학했다. 이 대학원이 루이지애나 주의 대학원과 프로그램 교환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호주에서 의과대학원을 마친 테일러는 현재 루이지애나 소도시 보가루사의 한 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