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를 떠나겠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포르투갈)의 이 말 한마디에 유럽 축구계가 떠들썩하다. 

 세금 문제가 발단이었다. 호날두는 최근 스페인 검찰로부터 1470만 유로(약 1645만 달러)를 탈세한 혐의로 기소됐다. 변호사와 에이전트를 통해 "결백하다"는 태도를 고수했으나 여론이 등을 돌리자 아예 스페인을 떠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호날두는 현재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 중인 포르투갈 대표팀에 합류해 러시아에 있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호날두는 대표팀 동료에게 "나는 이제 결심했다. (레알 마드리드에)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호날두는 정말 레알 마드리드를 떠날 것인가. 유럽 현지에서는 50%의 확률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한다. 호날두의 몸값은 아무리 타 리그 빅클럽이라고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지난해 레알 마드리드와 5년 재계약을 체결한 호날두는 주급만 36만5000파운드(약46만7000달러)에 달한다. 이적료도 최소 1억3000만 파운드(1억6700만 달러) 수준이다. 만 32세를 넘어선 그에게 장기 계약과 더불어 엄청난 몸값을 지급할 팀이 쉽게 나오지 않으리라는 게 공통된 견해다. 

 호날두의 속내 역시 불분명하다. 호날두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클럽월드컵 우승 등 이룰 것을 다 이뤘지만 여전히 스페인에서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 이적 선언을 두고 단순히 탈세 의혹에 격분한 처사로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라이벌인 리오넬 메시도 바르셀로나에서 뛰며 여러 차례 탈세 혐의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럴 때마다 바르셀로나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메시를 지켜줬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의 탈세 의혹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물론 호날두의 이적 결심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호날두는 매 시즌 조금만 부진해도 팬들의 야유를 받는 등 스페인 응원 문화에 불만을 보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반전을 해내며 슈퍼스타의 위용을 떨친 호날두지만 이젠 지칠 만도 하다.

 여전히 그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친정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등이 호날두를 데려올만한 자금력을 지닌 것도 호재다. 영국 '익스프레스'지는 '첼시도 호날두 영입 경쟁에 나설 것'이라며 이탈리아 AC밀란과 미국의 LA 갤럭시, 중국 슈퍼리그 등도 잠재적인 경쟁자로 떠오를 수 있다고 봤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