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방문 연구원으로 미국에 체류하던 20대 중국 여성이 신원을 알 수 없는 백인 남성의 차를 타고 사라져 2주째 소식이 없어 가족과 당국이 우려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 일리노이 주 어바나-샴페인에 소재한 명문 주립대 일리노이대학에서 실종된 중국 베이징대학 출신 장잉잉(26) 연구원의 아버지 장영고 씨는 이날 일리노이 지역신문 뉴스-가제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애타는 기다림을 표현한 후 "내 딸을 돌려달라"며 눈물 어린 호소를 했다.

지난 17일 친지 2명과 함께 중국에서 미국으로 온 아버지 장씨는 딸에게 "강인하게 견뎌야 한다. 아빠가 여기서 널 기다리고 있어"라며 무사히 돌아와 달라고 당부했다.

가족들은 수사 진척 상황을 알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뉴스-가제보는 중국에서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는 장씨는 딸이 대학교수가 되길 희망했었다고 전했다. 장씨는 "딸 없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딸을 찾을 때까지 미국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베이징대학 환경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장 연구원은 일리노이대학 자연자원환경과학과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지난 4월 미국에 도착했다.

장 연구원은 지난 9일 오후 2시께 학교 인근 한적한 거리에서 검은색 새턴 아스트라 해치백 차량의 운전자와 이야기를 나누다 차량에 올라타고 사라졌다. 인근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 분석 결과 운전자는 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차량 운전자가 장 연구원을 납치한 것으로 추정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으나, 제3의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FBI는 사건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을 1만 달러에서 5만 달러(5천700만 원)로 상향 조정하고, 단서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리노이대학 측은 학생 기숙사를 장 연구원 가족에게 숙소로 제공하고 캠퍼스에 머물 수 있도록 했다. 또 장 연구원의 친구들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고펀드미닷컴'(GoFundMe.com)에 가족 체류비 마련을 위한 계정을 만들어 8만9천139달러(약 1억 원)를 모금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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