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지난 1일부터'26인 이상 종업원 업체'시간당 12불·'25명 이하'10.50불로 올라
타운내 한인 요식점들 너도나도 가격 1~2불씩 인상, 고객들 주머니 사정도 부담
일부 업소들'손님 떨어질라'이러지도 저러지도…"결국엔 어쩔수 없이 올릴 것" 

 

# 주부 이수경(51)씨는 지난 연휴에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타운 내 한 한인마켓 내에서 붕어빵과 통닭을 판매하는 업소를 찾아 평소처럼 음식 주문 후 현금으로 계산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돈이 모자란다"는 업주의 말이었다. 이씨가 그때서야 메뉴판을 보고 음식값이 1~2달러 인상된 가격임을 알게 됐다. 이씨는 "좀 저렴한 가격이라 자주 들렀는데 이제 이마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지난 1일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것과 때를 같이해 한인타운 내 중소형 음식점들을 중심으로 음식 가격이 동반 상승해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있는 한인들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020년까지 15불로

 1일부터 LA시와 LA 카운티 직할 지역내 26인 이상 종업원을 둔 영업장의 최저임금이 시간당 12달러로, 25명 이하 업체는 시간당 10.50달러로 각각 올랐다. 최저임금은 매년 인상돼 2020년에는 15달러까지 인상될 예정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곧바로 중소형 음식점들의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졌다. 음식값의 인상폭은 대체로 1~2달러 선. 특히 중소형 음식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직격탄에 가까울 정도로 충격이 크다. 그만큼 인건비 상승을 감당해 낼 수 있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음식값 인상을 사전에 알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직장인 김모(남·48)씨는 "회사서 중국 음식점에 배달 주문을 시켰는데 평소때 보다 음식값이 좀 많이 나와 업소로 전화를 걸었더니 1일부터 가격을 올렸다는 대답이었다"며 "인상폭은 얼마되지 않았지만 약간 짜증이 났다"고 말했다.

그나마 중소형 음식점들은 음식값 인상 카드로 발빠르게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 반면에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대형 음식점 업주들은 음식값 인상을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임금 올라도 지출 늘면…"

 한 대형 중국음식점 업주는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곧장 가격에 반영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업주는 근처에 있는 한 대형 한 국음식점이 최근 음식값을 인상했다가 손님이 줄어 매출까지 줄어든 사례를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업주 역시 음식값 인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직원 20명 이상 음식점들은 통상 매출의 30~35%가 인건비로 지출된다. 또 메디케어세, 상해보험료 등 각종 급여세도 인상된다. 여기에 식자재 공급 가격 등 원가 부담이 커지기에 음식값 인상은 인상 시기 문제이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한편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은 대다수 한인들의 개인 경제 생활에 동전의 양면이 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임금 인상 효과도 있지만 음식값을 비롯한 물가의 연쇄적 인상으로 가계에 부담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는 최모(여·39)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다"며 "임금이 올라간만큼 지불해야 할 서비스 비용도 함께 상승해 오히려 더 부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