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 종목의 올스타게임은 발표 후 늘 뒷말이 따른다. 팀과 기량이 출중한 선수는 많고 올스타게임 출전자는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팬들의 몰표로 정작 선발돼야할 선수가 제외되는 경우도 종종 벌어진다.
 1957년 세인트루이스에서 벌어진 올스타게임 때는 신시내티 레즈 팬들의 몰표를 문제삼아 포드 프릭 커미셔너가 직권으로 내셔널리그 스타팅 선수를 바꾼 적도 있다. 신시내티는 팬투표에서 7명이 선발로 뽑혔다. 신시내티가 아닌 다른 팀에서 팬투표로 뽑힌 선수는 주최 팀 세인트루이스 1루수 스탠 뮤지얼이 유일했다. 프릭 커미셔너는 신시내티 중견수 거스 벨과 우익수 월리 포스트를 빼고 뉴욕 자이언츠 윌리 메이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행크 애런 등 두 외야수를 선발에 포함시켰다.
 지금은 '기량'으로 올스타게임에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종목은 프로농구 NBA 정도다. 30개 팀에서 올스타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는 양 콘퍼런스를 합쳐 24명에 불과하다. 메이저리그는 각 팀에 최소한 한 명은 무조건 선발하도록 명문화돼 있다. 미식축구 NFL은 마지막 승부 슈퍼볼 전 주에 올스타게임이 벌어져 양 팀 선수는 원천적으로 출전이 막혀 있다. 정규시즌 후에 올스타게임이 열리는 종목도 미식축구뿐이다. 부상으로 인한 선수 보호차원이다.
 3일(한국 시간) 메이저리그는 12일 플로리다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벌어지는 제88회 올스타게임 출전자를 발표했다. 팬이 뽑은 야수 스타팅 라인업과 후보자들을 발표했다. LA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7회), 마무리 캔리 잰슨, 유격수 코리 시거(이상 2회), 1루수 겸 외야수 루키 코디 벨린저가 선발됐다. 경기 전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6명이 올스타에 뽑힐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4명으로 만족해야 했다. 로버츠 감독이 말한 6명에는 장외 타격 1위(0.382)인 3루수 저스틴 터너와 역시 장외 방어율 1위(1.83)인 알렉스 우드가 포함된다. 둘은 여지껏 올스타에 선발된 적이 없다. 시즌 초 부상자명단에 올라 규정타수와 규정이닝에서 조금씩 모자란다.
 한 팀에서 올스타 4명이 발탁된 것은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55승29패로 내셔널리그 최고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다저스의 성적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단 한 명도 팬투표에 의해 선발로 뽑힌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4명 모두 선수들과 감독 추천으로 선발됐다. 투수는 기량이 왜곡될 수 있어 팬투표에서 제외된다.
 LA 타임스의 빌 샤이킨 야구 대기자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올해도 선두를 달리는 다저스가 팬투표에서 외면받는 이유를 방송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는 "다저스 게임을 전속 중계하는 타임워너의 블랙아웃으로 팬들이 다저스 선수들의 활약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팬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거액의 중계권을 지불하고 있는 타임워너사는 로컬 방송사들과의 계약에 수년째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다. 
 타임워너와 차터 케이블사에 가입하지 않으면 다저스 경기를 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 시거와 벨린저의 선발 과정을 봐도 알 수 있다. 뉴욕 양키스 루키 외야수 애런 저지는 아메리칸리리그 최다 득표로 선발됐다. 저지는 아메리칸리그 타율(0.327)-홈런(27)-타점(62) 선두다. 4월25일 뒤늦게 승격한 벨린저는 타율과 타점에서는 처지지만 홈런 24개로 내셔널리그 선두다. 시거는 올해 한 경기 3홈런을 때렸다. 현재 타율 0.305에 13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스타팅으로 뽑힌 신시내티 레즈 잭 코자트는 타율(0.322)에서 시거를 앞설 뿐 홈런(9) 타점(33)에서 뒤진다. 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올스타게임 출전자 선정이다.
 스포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