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골적 불평에 모욕적 메시지까지…"그렇게 살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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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의 플러스-사이즈(거구) 모델 여성이 기내에서 자신의 몸 품평을 하고 노골적인 비하 메시지를 보낸 남성에게 멋지게 한방 먹인 사연이 화제를 낳고 있다.

4일(현지시간) ABC 방송 등에 따르면 플러스-사이즈 모델 나탈리 헤이그(30)는 지난달 30일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가 심한 굴욕을 겪었다.

그녀가 좌석에 앉자 창가에 있던 남성이 갑자기 불평과 함께 한숨을 내쉬었고, 이어 자신의 친구에게 그녀의 뚱뚱한 몸을 비하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이 남성은 자신이 보낸 메시지를 헤이그가 볼 수 있도록 휴대전화를 일부러 기울이는 짓까지 했다.

이들이 주고 받은 메시지에는 "뚱보 여성 덕에 기내 벽에 붙어 뭉개질 듯 하다" "그녀가 멕시칸 음식을 먹지 않기를 바란다", "그녀는 아마도 멕시코인을 먹은 듯 하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헤이그는 남성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고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겪은 모욕감을 올리며 "이는 비단 비행기에서만이 아니다. 뚱뚱한 사람들이 겪는 일상"이라고 했다.

그녀는 "나는 비행 내내 모욕감을 겪으며 팔을 내리지 못하고 몸을 웅크려 공간을 좁혀야만 했다"면서 "처음에는 모욕감에 부끄러웠지만 슬그머니 화가 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객기가 공항에 착륙하자 헤이그는 그 남성에게 다가가 "당신이 보낸 메시지를 모두 봤으며 비행 내내 평생 겪을 모욕감을 느꼈다"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이 남성은 처음에는 자신이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부인했으며, 헤이그가 당신이 보낸 메시지를 촬영했다고 다그치자 "술에 취해있었다"면서 마지못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헤이그가 비상구 좌석에 앉은 것을 거론하며 "당신이 비상상황에서 남을 도울 수 있을 지 고민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헤이그는 "나는 매일 운동을 거르지 않는다"면서 "내 겉모습만 보고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 앞으로 그렇게 살지 마라"고 응수했다.

1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모델인 헤이그가 이 같은 사연을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리자 조회 수는 100만 회를 훌쩍 넘어섰다.

헤이그는 전날 ABC방송 아침 프로그램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남성을 촬영했지만 그가 공개적으로 망신을 겪지 않도록 얼굴을 찍지는 않았다"면서 "사람은 청바지 사이즈가 아니라 됨됨이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내가 겪은 모욕감을 공개한 것은 수많은 과체중 사람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자신의 몸을 사랑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