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 과학계 인간 수명 논쟁 가열

▣'115세 한계'주장 연구진
"100 이상 인구 증가세 정점…한계 114.9세, 125세 확률 1만분의 1"
▣'150세 가능'주장 연구진
"현재도 120세 충분, 수명 한계 계속 확장…2300년까지 150세 나와"

 만리장성을 쌓아 자신의 권세와 권력을 드러냈던 진시황제도 불로장생을 위해 불로초를 찾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고 말았다. 죽음은 그런 점에서 모든 인간에게 평등한 조건이다. 

 하지만 수명 연장을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돼 왔다. 마치 육상 경기의 기록이 깨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20세기 들어서면서 의료 기술과 환경의 발달, 영양 개선으로 인류의 수명은 꾸준히 늘어 왔다. 

 최근 과학계는 인간의 수명이 어디까지 늘 수 있는지를 놓고 육상 경기의 기록 깨기처럼 논쟁에 불이 불었다.

 ▶초고령 인구 증가추세 주목

 논쟁의 불씨를 제공한 것은 지난해 '네이처'에 실린 연 페이흐 등 미국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 연구팀이다. 이 연구팀은 41개국의 수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세기 내내 인류의 수명이 연장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인간 수명의 한계는 115살이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평균 수명보다는 초고령 인구의 추세다. 70살 이상 사는 사람들의 비율은 계속 괄목할 만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100살 이상 산 사람들의 비율 증가세는 브레이크가 걸려 갈수록 떨어진다는 게 연구 결과의 핵심 내용이다.

 이들의 논문은 1990년대 중·후반에 이 상승곡선이 정점에 이르렀으며, 인간 수명의 한계는 114.9살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는 115살을 넘겨 사는 사람이 절대로 나올 수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125살까지 살 수 있는 확률은 1만분의 1가량으로 예외적이라는 것이다.

 ▶"평균 수명 증가는 필연적"

  하지만 이 연구 결과에 대해 유전학자들은 거센 비판을 하고 나섰다.

  '네이처'는 지난달 28일 인간 수명의 한계는 115살이라는 연구 결과를 반박하는 다섯 개 연구팀의 주장을 소개했다.

 이 중 한 연구를 이끈 독일 막스 플랑크 인구학연구소의 짐 바우펠 교수는 "자료로 판단하건대 (인간 수명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현재로서는 여러 자료를 균형 있게 판단한다면 그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120살 이상이며, 아마 그런 한계가 없다고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바우펠 교수는 세계 높이뛰기 기록이 20~30년간 정체하다 어느 순간 갑자기 뛰는 것 같은 도약 현상이 인간의 한계 수명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캐나다 맥길대의 지그프리드 헤키미 교수는 인간 수명의 한계는 계속 확장될 것이며 2300년이 될 때까지 가장 길게는 150살까지 사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평균 수명 증가는 갑자기 115세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연 인간의 수명은 몇 살까지 연장될 수 있을까. 그러나 115세면 어떻고, 150세면 뭐하나. 아무리 오래 산들, 그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을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