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꿈나무 골퍼가 118년 전통을 자랑하는 남가주 최고의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최상현(17·샘 최)이 바로 그 주인공.
최상현은 지난 9일 란초 미라지의 미션 힐스 골프클럽 다이나 쇼 코스에서 끝난 SCGA(남가주 골프협회)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정상에 올랐다.
다이나 쇼 코스는 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피레이션이 열리는 곳으로 최상현은 시상식 때 코스 전통에 따라 18번 홀 그린 옆에 있는 포피 폰드에 몸을 던졌다.
공교롭게도 최상현은 이 대회보다 한달 정도 앞서 같은 코스에서 벌어졌던 국제대회인 AJGA(미국주니어골프협회) 주니어 월드 챔피언십에서 2위에 올라 다이나 쇼 코스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애너하임 디스커버리 크리스챤 하이 스쿨에 재학하고 있는 최상현은 오는 9월이 되면 시니어가 된다. 벌써부터 미국 유수의 대학들이 그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상태.
사실 최상현은 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골프 신동'으로 유명했다.
충청북도 출신인 최상현은 13세 때 미국으로 유학오기 전까지 한국의 박세리배 등 초등학교 전국대회를 모두 휩쓸었다. 11세 때는 골프 신동으로 MBC의 뉴스 데스크에 출연해 고향인 진천에서 한바탕 난리가 났었을 정도.
한국에서 더 이상 정복할 곳이 없자 아버지 최두영씨는 미국 유학을 결심하고 애너하임으로 건너왔다.
미국으로 유학와서도 각종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그는 이미 주니어 무대를 넘어서 성인 무대에서도 우승컵을 수집하고 있다.
이번에 우승한 SCGA 아마추어 챔피언십도 사실 대학생이나 성인 아마추어들이 출전하는 남가주의 전통 깊은 대회로 최상현은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우승했다. 17세1개월로 우승했는데 종전 이 대회 최연소 기록은 17세 4개월로 1907년 폴 헌터가 세운 기록이다. 무려 110년 만에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운 셈이다.
LA 지역의 언론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팜스프링스 지역 언론에서는 이 대회가 크게 다뤄졌을 만큼 큰 대회다.
6피트 1인치의 키에 220파운드의 건장한 체구를 가진 최상현의 특기는 평균 320야드를 때리는 장타다. 아직은 어리기 때문에 더 다듬어야 하지만 지금 당장 프로 턴을 해도 PGA 투어 진출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게 남가주 골프협회 관계자들의 평가다.
최상현은 "빨리 PGA 투어에 진출해 각종 최연소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싶다"며 "많은 팬들의 기억 속에 항상 살아있는 그런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