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바다 심의위, 만장일치 결정…전처와 연인 살해 사건은 미제


 전처 살해 혐의로 기소돼 무죄 평결을 받았다가 다시 강도와 납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고 9년간 복역해 온 미국 풋볼 스타 O.J. 심슨(70)이 곧 자유의 몸이 된다.

 네바다 주 가석방심의위원회는 20일 코니 비스비 위원장 등 심의위원 4명 전원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심슨의 가석방을 확정했다.이에 따라 심슨은 오는 10월 1일 수감 중인 네바다 주 러브록 교정센터에서 풀려나게 된다.

 심슨은 2007년 네바다 주 라스베가스의 한 호텔에서 동료 5명과 함께 스포츠 기념품 중개상 2명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념품을 빼앗은 혐의로 이듬해 최고 33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그는 9년간 가석방 금지 처분과 2017년까지 연속적인 의무 복역 판결을 함께 받았다. 이후 심슨의 형은 감형됐으며, 형기는 2022년 9월 29일까지였다.

 미국 주요 방송사들에 의해 생중계된 이날 심리에서 가석방 결정이 내려지자, 심슨은 고개를 떨어트렸다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일어섰다. 심슨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고, 심리에 출석한 동생 셜리 베이커와 딸 아넬 심슨은 울부짖으며 껴안았다.

 심슨은 가석방 이후 플로리다에서 생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심슨은 최후진술에서 "지난 9년간 아무 것도 변명하지 않고 지냈다. 난 이제 범죄를 저지를 의도도 없고 그저 가족과 친구들의 곁에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믿든, 믿지 않든 내게는 진정한 친구들이 있고, 나는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1970년대 미국프로풋볼(NFL) 스타 선수로 그라운드를 풍미했던 심슨은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의 연인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오랜 재판 끝에 형사상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민사재판에서는 패소했다.

 O.J. 심슨 사건 재판은 법조계에 엄격한 증거주의 판단에 관한 광범위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미국 사회는 물론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으며, 이 사건은 미국 범죄사에서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