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후 모든 개인적 생활비는 월급으로" 약속…업무 무관 식사등 사비로'홀쭉해진 지갑'  

청와대 애완동물 사료, 구내식당 남은 음식으로
靑 "특수활동비 관행 깨는것…월급봉투 얇아져"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직후 부부 내외의 식사나 생활용품 구매 등 일체 생활비를 월급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 월급 실수령액이 크게 삭감됐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치약 칫솔 휴지 등 대부분의 생활용품을 청와대 인근 할인매장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구내식당에서 남는 재료를 얻어와 애완동물을 먹이는 등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체 비용을 특수활동비 등 경비에서 처리했던 역대 대통령들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역대 대통령들과 대비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매일경제 기자와 만나 "대통령 내외가 사용하는 일체의 생활용품을 주로 경복궁역 근처 다이소에서 구매하고 있다"면서 "관련 비용은 대통령 월급에서 공제한다"고 말했다.

 생활용품 전문유통점인 '다이소'는 가격대가 주로 1000~5000원인 최저가 판매점. 생활용품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데 굳이 비싼 데서 살 필요 있느냐는 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일체 생활비용을 월급에서 공제하면서 대통령의 지갑이 홀쭉해진 점도 최저가 유통점을 찾게 된 이유로 보인다. 

 문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에서 손님들과 갖는 식사 관련 비용도 모두 사비로 지불하고 있다. 업무와 관련된 오찬·만찬은 청와대 경비로 처리하지만, 문 대통령 지인이나 가족들과의 식재료값 등은 엄격히 구분한다는 것이다. 이런 개인적인 식사를 할 경우 식사 대장에 일일이 체크를 한 뒤 월급에서 한꺼번에 공제하는 식이다.

 ▶공무·개인 업무 엄격 구분 

 청와대 관계자는 "공식적인 식사 말고 개인적인 식사를 거의 하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문 대통령은 주변 사람들을 다양하게 만나면서 시중의 여론을 가감 없이 듣고 싶어한다"며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지불하는 식비가 생각보다 클 것"이라고 귀띔했다. 

 문 대통령이 애완동물을 기르면서 지불하는 비용도 만만찮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반려견 '마루'와 고양이 '찡찡이'를 청와대로 데려와 기르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유기견인 '토리'도 청와대로 들였다.

 애완동물 중에서는 마루가 지난 5월 말 청와대에 들어온 직후부터 아팠던 터라 비용 지출이 굉장히 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치료비외에도 비싼 사료값이 감당이 안 된다고 판단해 사료를 다 먹인 이후부터 구내 식당에서 남는 북어 대가리 등을 떼어다 먹이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문 대통령 내외가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 대체로 소박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거액을 지불한 경우도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면서 전에 쓰던 침대가 낡고, 전임 대통령이 사용하던 침대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침대를 구매했다. 예전 같으면 이 같은 가구 구입도 대통령 특수활동비에서 처리했을 품목이지만, 문 대통령 내외는 직접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비싼 침대값 카드한도 걸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내외분께서 갖고 계신 카드가 한도가 낮아서 한 번에 결제가 안 됐다"면서 "결국 다른 카드를 다시 받아서 결제를 마쳤다"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인 지난 5월 말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비용은 자신의 월급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통령이 사용하는 일체 비용을 특수활동비에서 처리해온 관행을 깨겠다는 취지에서다. 

 문 대통령의 연봉은 2억1201만원인데, 직책수당 등을 합하면 한 달에 200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