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괌 포위사격 방안 보고받으며 구체적 타격 계획 공개, "美 위협하며 협상 제스처"

[뉴스진단]

남한 4개권역 타격권, 일본 전역도 사정권 지도도
도발보다는 위협 극대화·내부 결속 위한 정치선전


 북한이 괌 포위사격 위협에 이어 15일 구체적인 '괌 타격계획'까지 공개하면서 미국을 겨냥한 도발 수위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고도의 군사보안이 요구되는 작전계획을 노출시킨 것은 실행보다는 대미 압박용 엄포로 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괌 앤더슨 기지 콕 찍어

 신문에 따르면 이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전략군화력타격계획(괌 타격계획)'을 보고받는 모습을 공개했다. 대형 지도 상황판에 작성된 타격계획에는 괌 도발 원점이 함남 신포 지역으로 표시돼 있다. 최근 신포 일대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등 도발 징후가 잇따라 포착됐다. 타격계획에는 북한에서 괌까지 미사일 비행궤도로 추정되는 검은 선이 그어져 있다. 

 비행궤도는 일본 시마네현과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북한이 10일 밝힌 도발 계획과 일치한다. 미사일의 탄착 예상 지점(괌 인근 30∼40km 앞바다)과 사거리(약 3356.7km)도 10일 발표와 거의 같다.

 보고를 받는 김정은의 옆쪽 벽면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에서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의 활주로와 격납고로 추정되는 위성사진도 목격됐다. 앤더슨 기지는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때마다 B-1B, B-52 전략폭격기 등이 한반도로 출격하는 곳이다. 군 당국자는 "유사시 미 전략무기의 발진 기지를 콕 찍어 타격하겠다는 위협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화면에 기지 모습을 노출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발 강행 가능성은 희박"

 신문에 따르면 김정은이 보고를 받은 지휘소 벽면에서는 '남조선작전지대''일본작전지대''태평양지역 미제침략군 배치'라는 글자가 적힌 대형 지도 상황판들도 보였다. 특히 '남조선작전지대'지도에는 한국 전역을 4개 권역(군사분계선 축선, 울진권역, 포항권역, 부산 앞바다)으로 구분한 선을 그어 미사일 기종 표기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자는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의 대남 타격 범위별로 미 증원전력의 핵심 통로인 항구와 공항 등 주요 표적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작전지대지도에는 일본 남쪽 태평양 해상까지 선이 그어져 일본 전역이 미사일 타격권에 포함된다는 점을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 원점까지 표시된 괌 타격 계획을 공개한 것은 다목적 포석을 노린 엄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선제타격을 초래할 수 있는 작전계획을 노출시킨 뒤 그대로 강행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2013년 2월 김정은이 '전략군 미 본토 타격 계획'을 보고받는 모습을 공개한 것처럼 대미 압박용 '제스처'"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도 괌을 공격할 경우 초래할 후과를 충분히 알고 있다"며 "실제 도발보다는 위협 극대화와 내부 결속을 위한 정치선전이자 '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