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을 놓고 첨예한 갈등을 빚은 메이저리그 심판 앙헬 에르난데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베테랑 내야수 이안 킨슬러가 야구장에서 재회, 악수했다.

킨슬러는 16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 2루심은 에르난데스였다.

둘은 지난 이틀간 설전을 벌여 서로 기분이 상한 상태였다.

지난 14일, 킨슬러는 텍사스전 5회 초 타석에서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불만을 품고 격하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했다.

당시 볼 판정과 퇴장 명령을 내린 구심이 바로 에르난데스다. 에르난데스는 이를 따지러 온 브래드 아스머스 디트로이트 감독과도 설전을 벌이다가 퇴장시켰다.

하루 뒤인 15일에는 킨슬러가 "에르난데스 심판은 그의 직업에 대해 다시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다른 일을 찾아봐야 한다"며 가시가 돋친 비난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에르난데스는 "킨슬러가 뭐라 말했든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내게 맞는 최고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반응했다. 

이날 1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킨슬러는 첫 타석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때리며 베이스를 돌았다. 그 사이 2루심 에르난데스와 마주할 시간은 없었다.

1회 말 킨슬러가 수비를 보러 2루에 자리를 잡았을 때는 에르난데스와 같은 공간을 공유해야 했다.

둘 사이 분위기를 유심히 지켜본 AP통신 기자는 킨슬러와 에르난데스가 몇 마디를 주고받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에르난데스는 킨슬러에게 다가가 악수를 했고, 잠시 자신의 손을 킨슬러의 어깨에 얹었다.

AP통신은 "누가 먼저 악수를 청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야구 팬들도 둘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 팬은 킨슬러가 5회 초 2루 도루에 성공하자 자신의 트위터에 "킨슬러가 도루를 했다. 다행히 2루심이 아웃을 선언하지 않았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