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진단]

재계 인사들 이어 미군 육·해·공 참모총장, 장관 등도 비난 성명 
버지니아 인종주의 폭력사태 미온 대처…취임 7달만에 최대 위기
백악관도 비상, 남미 순방 펜스 부통령 급거 귀국 비상 대책 회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버지니아 인종 유혈 사태를 계기로 고립무원에 빠지며 취임 7개월만에 최대 위기에 놓였다.

 트럼프의 미온적인 인종주의 대처에 여당인 공화당과 재계 인사는 물론  군부에서도 인종주의를 비난하는 성명을 일제히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부시 전 대통령 부자도 비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백악관 자문위원회들을 해체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 "제조업위원회(제조업일자리계획) 및 전략정책포럼의 재계 인사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두 위원회를 끝내겠다. 모두 고맙다!"는 글을 올렸다. 재계 인사들이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인종주의 및 극우 세력들의 폭력 사태와 관련한 트럼프의 미온적 대처에 반발하며 정부 자문위를 탈퇴하자, 트럼프가 해체로 응수한 것이다.

 남미를 순방중이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16일 일정을 중단하고 급히 귀국길에 올랐다. 측근들은 펜스가 캠프데이비드 대통령 별장에서 열리는 주말 회의에 참석하려고 귀국중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에 비상이 걸렸다는 정황이다. 

 펜스 부통령은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트럼프의 입장을 엄호해왔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가 지난 15일 다시 샬러츠빌 사태에 양쪽에 모두 책임이 있다고 말한 뒤로는 트럼프의 발언을 엄호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부자는 성명에서 "미국은 언제나 인종 편견과 반유대주의, 모든 형태의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에 우호적이던 강경 보수주의자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겨냥해 "미국인들을 치유하는 게 아니라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대계 커뮤니티도 부글부글

 이와 함께 육군, 공군, 해군, 해병대, 예비군 국가방위대의 참모총장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강력한 어조로 신나치와 인종주의를 비난했다. 각군 참모총장들은 트럼프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들의 이런 메시지는 최고사령관인 대통령에 대한 이례적인 반격이다.

 데이비드 셜킨 보훈장관은 16일 기자들에게 "미국인이자 유대계 미국인으로서 내 개인적 의견을 밝히겠다"며 "역사를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유대계 공동체에서도 부글거리고 있다. 공화당유대연맹의 지도자들은 "좋은 나치와 큐클럭스클랜(KKK)의 좋은 단원은 없다"며 트럼프에게 "인종주의, 편협, 반유대주의를 거부하는 더 큰 도덕적 명확성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미국 사회의 주류 전체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하는 고립무원의 처지로 빠진 트럼프 측에선 일단 침묵으로 곤혹스런 처지를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후회하지 않고" 밀고 나갈 것이라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