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47위)이 3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올 시즌 마지막 그랜드 슬램 대회인 US오픈(총상금 5040만 달러) 2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28일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첫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오라시오 세바요스(아르헨티나·58위)를 3-1(3-6 7-6<10-8> 6-4 6-3)로 눌렀다. 

첫 세트를 내준 정현은 2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따내면서 경기 분위기를 바꿨고 이후 3, 4세트를 가져오며 3시간 30분간 접전을 승리로 마무리해 2년 전의 패배를 설욕했다. 

정현은 낮은 첫 서브 성공률과 빈번한 더블 폴트 등으로 힘든 경기를 펼쳤지만 침착함을 유지하며 페이스를 되찾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경기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도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의 발판을 만든 것이 돋보였다.

정현이 US오픈 2회전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에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았다. 

정현은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호주오픈 2회전, 프랑스오픈에서는 3회전에 진출하며 개인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을 냈다. 윔블던에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2회전 진출로 45점의 랭킹 포인트와 8만6000달러의 상금을 확보한 정현은 피에르 위그 에르베르(프랑스· 65위)를 3-1(6-1 6-3 4-6 6-3)로 꺾은 홈코트 10번시드 존 이스너(미국·15위)와 2회전에서 대결한다.

키 208㎝의 장신 이스너는 2012년 세계 랭킹 9위까지 올랐던 선수로 2011년 이 대회 8강이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정현은 이스너와 지난해 한 차례 만나 0-2(6-7<5-7> 4-6)로 졌다.

큰 키에서 터뜨리는 강서브가 주특기인 이스너는 이날 1회전에서도 최고 시속 223㎞의 빠른 서브로 에이스 22개를 기록했다.

유인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