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50mm 예고…시 당국·주민들 '대비 태세'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29일(현지시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준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12주기를 맞은 미국 뉴올리언스가 허리케인 '하비' 여파로 쏟아질 폭우 예고에 비상이 걸렸다.

이날은 2005년 8월 29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 일대를 강타해 1천800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을 낸 지 12년이 되는 날이다.

AP·AFP통신에 따르면 '카트리나'가 남긴 상처를 안고 있는 뉴올리언스를 비롯한 루이지애나 주 남서부 지역에 29일 밤이나 30일 오전 열대폭풍으로 약화한 하비가 상륙한다는 예보가 나왔다.

루이지애나 주는 '하비'가 강타한 텍사스 주와 경계를 맞댄 이웃 지역이다.

뉴올리언스에는 이미 많은 비가 내려 도심 도로 곳곳에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29일 오전 기준 뉴올리언스 강수량은 2인치(50㎜)를 기록했으며, 기상 당국은 이 지역에 갑작스러운 홍수가 닥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상학자 에릭 홀트하우스는 "뉴올리언스에 앞으로 36시간 동안 강수량 최대 10인치(254㎜)에 이르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으며, 이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려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AFP에 전했다.

뉴올리언스는 아직 '카트리나' 악몽이 생생한 데다 이달 초 폭우가 왔을 때 배수펌프 고장으로 도시 배수 체계에 문제가 드러나 이번 폭우 예고에 초긴장 상태다.

지역 주민들은 앞서 '하비'가 몰고 온 폭우가 강타한 휴스턴의 처참한 광경을 지켜보면서 '카트리나'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동시에 불안에 떨고 있다.

집 현관문 등 곳곳에 침수 대비용 모래주머니를 설치하는 등 폭우에 단단히 대비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모래주머니를 준비하던 뉴올리언스 시민 레이 그라티아는 AP 인터뷰에서 "카트리나 생존자들은 지금 휴스턴 사람들을 보고 비통한 심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 지역 대학 6개교와 의학교 1개교를 포함한 공립 학교와 공공건물이 폐쇄됐으며, 이날 열릴 예정이던 '카트리나' 12주기 행사는 주말로 미뤄졌다.

미치 랜드루 뉴올리언스 시장은 "오늘 우리는 또 다른 위협적인 폭풍에 직면해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집을 나서지 말고 도로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