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핑거 테일러 김병호 대표
‘우보천리’로 세상을 재단하다
‘우보천리’로 인생 후반전을 살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 걸음으로 천리를 간다고 했다. 여기 우보의 자세와 손기술만으로 명장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 있다.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주류사회에서도 이름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골드핑거 테일러'의 김병호 대표가 바로 그 사람.

운동경기에서 후반전에 역전을 당하면 씁쓸한 패배가 따라온다. 우리 인생에도 후반전이 중요하다. 후반전에 충실하지 못하면 인생의 전반전이 아무리 화려했다 하더라도 성공적인 인생을 살기 어렵다.

IMF직격탄

김 대표가 인생의 후반전을 시작한 곳은 미국 LA였다. 그의 전반전은 굴곡이 많았다.

어린 나이에 직업전선으로 뛰어든 그는 테일러 기술을 연마하여 1979년 서울에 맞춤 양복점을 열었다. 신당동에 본사를 둔 그의 양복점은 입소문을 타고 번창했다. 직원들 수만 해도 꽤 되었고 동대문, 부산 등으로 지점을 확장할만큼 탄탄대로를 달렸다.  

이와 맞물려 김 대표도 '국제기능 올림픽 한국위원회'회장상, '남성기술 경진대회창작'최우수상 등 맞춤 양복 경연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어 한국 아트 패션 회장과 법무부 직업훈련원 감독 위원, 서울 지방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으니 업계를 대표하는 최고의 권위자라 불러도 마땅하다.

그러나 갑작스레 위기가 찾아왔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휘몰아치자 맞춤 양복점들은 직격탄을 입었다. 양복점들이 우후죽순 문을 닫기 시작했고 김병호 대표도 그늘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포부와 열정을 가지고 괄목할만한 업적을 남겼지만 결국 공수래 공수거, 미국땅을 밟게 되었다.

미국서 새로운 도전장

그런 그에게 한 가지 남은 것이 있다면 그만의 기술이었다.

2000년 도미 후 그는 주류 양복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손이 빠르고 기술이 워낙 뛰어나 능력을 인정받았다. 근무하던 곳에서 미국의 최신 맞춤복 스타일을 마스터한 그는 다시 한 번 인생에 도전장을 던졌다.

2010년 LA 버몬트 길에 '골드핑거 테일러'를 오픈 것이다. 그리고 지금, 골드핑거 테일러는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주류사회에서도 그 이름과 가치를 높이고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 양복 명장으로 40년 이상 활약해온 김 대표는 미국에서 LA 최고의 '베스트 테일러'에 선정됐으며 한국에서도 양복장인상의 영예를 안으며 겹경사를 맞기도 했다. 물론, 비즈니스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골드핑거 테일러의 김 대표를 인생 후반전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라 부르고 싶은 이유가 하나 더 남았다.  

미 주류사회서도 주목

그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이민자들처럼 영어가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골드핑거 테일러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주류사회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그의 손맛을 감식한 미국인들이 하나둘 골드핑거 테일러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LA 동서남북에서 타인종들이 골드핑거 테일러를 찾아 김병호 대표에게 결혼식 예복을 맞춘다. 기성복에 익숙한 젊은층들이 김 대표의 손이 빚어내는 예술품을 입으며 맞춤복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김 대표는 아직까지 장인의 정신으로 수제양복 제작을 고집한다. 맞춤복 40년 외길인생을 걸어온 그는 향후 베벌리힐스와 뉴포트비치에 매장을 열 계획도 품고 있다. 그의 눈은 인터뷰 내내 빛이 났다.

Q. 맞춤 정장의 차별화된 가치는 무엇인가.  
기성복이 옷에 몸을 맞춘다면, 맞춤 정장은 몸에 옷을 맞추는 것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게 재단되는 것이 맞춤복의 정석이다. 맞춤 정장에서는 원단의 퀄리티가 옷의 완성도를 좌우하는데, 골드핑거 테일러는 이태리, 영국, 한국(제일모직)에서 직수입한 최고급 원단만을 사용한다. 사람마다 미세하게 다른 팔과 다리의 길이, 어깨 높이 등을 세밀하게 측정하기 때문에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주는 맞춤 정장이 탄생한다. 엄정한 공정을 거쳐 한 땀 한 땀 완성된 맞춤복은 착용감과 품격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 고객의 체형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이 세상에 단 한벌뿐인 옷이 바로 맞춤 정장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평생직장'이 아닌 '평생직업'이 필요한 시대다. 고도로 숙련된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꿈과 비전을 달성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본보기가 되고 싶다. 또 한인 커뮤니티에도 맞춤 정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힘쓰고 싶다.

▣ 골드핑거 테일러
김병호 명장이 세심한 손길로 완성된 맞춤 정장을 선사하는 골드핑거 테일러는 LA 버몬트와 9가에 위치한다.

(213)386-5858

975 S. Vermont Ave, #102 LA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