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수종이 자신이 이명박 정부 시절 친정부 성향의 명단인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에 있었다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지난 20일 SBS는 "2010년 말 국정원이 '연예계 좌파 실태 및 순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보고서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좌파 연예인들의 실태를 정리하며 반대로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을 육성하려는 계획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연기자 L 씨와 C 씨를 지목한 뒤 이들을 중심으로 안보현장 견학이나 모임 등을 통해 우파 연예인을 조직화해야 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그맨 S 씨, C 씨 등이 함께 거론됐다.

해당 매체는 "국정원은 이들 연예인을 정부 주관 행사나 금연, 금주 등 공익광고에 우선 섭외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매체는 보도에서 지칭한 '봉사단체'가 2010년 창립 기념식을 연 '좋은 사회를 위한 100인 이사회'이며 L 씨는 이덕화, C 씨는 최수종이라고 전했다. 

이에 최수종은 한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황당하고 속상하다"며 "당시 한국 연예인 노조에서 '좋은 일을 함께 하자'라는 제안이 있었고, 취지를 듣고는 기꺼이 승낙했다. 당시 수많은 선후배들이 동참했다. 정치적 목적이 숨어있었다면 당연히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분명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정치적으로 오른쪽 또는 왼쪽이 없는 사람"이라며 "24년간 나눔의 활동을 해 왔고, 술·담배도 안 하면서 '선한 일'에 동참하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최수종은 "내가 화이트 리스트에 올랐다면, 그 이후 어떤 혜택을 보았단 말인가. 정치적 세력의 도움을 받아 광고도 찍고, 각종 행사를 통해 돈을 벌었다는 말인가. 대중이 지켜보고 계신다"라며 "오히려 큰 욕심을 버리고 '주연보다는 조연'에 만족하며 라디오 방송에 애착을 가지고 진행 중이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5공화국이 아니다"라며 "현재 경찰청 홍보대사 직을 맡고 있지만, 정권이 몇 번 바뀌어도 정치적 이념과 관계없이 이어오고 있다. 한 정권에서 '좋은 일'을 했다가 정권이 바뀐 이후 '화이트 리스트'로 분류된다면, 남아 날 연예인이 누가 있겠나. 억울하고 속상한 마음뿐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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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