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은 물론 TV 시청률도 상승세 

13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ML)에서 역사에서 2017시즌은 오랫동안 회자될 전망이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약 열흘이 넘게 남은 시점에서 가장 많은 홈런이 터진 시즌이 됐다. 지난 20일(한국시간) 캔자스시티 알렉스 고든이 토론토와 원정경기서 8회초 솔로포를 터뜨린 순간 종전 기록인 2000시즌의 5693홈런을 넘는 5694번째 홈런이 기록됐다.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일단 2000시즌은 빛과 어둠이 공존한 시기였다. 1994년 시즌 중단으로 흥행 적신호가 켜졌던 ML은 1998년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왕 경쟁을 통해 부활에 성공했다. 
맥과이어와 소사의 홈런쇼를 시작으로 홈런시대가 열렸고 야구장은 다시 관중들로 가득 들어찼다. 지지부진했던 시청율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이후 홈런 타자 대부분이 스테로이드와 암페타민 같은 올림픽 무대에선 금지된 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큰 충격을 안겼다. 
배리 본즈가 ML 역사에서 가장 많은 762홈런을 터뜨렸고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696홈런을 쏘아 올렸으나 둘 다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소사와 맥과이어 또한 금지약물 복용으로 인해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쓴 맛을 봤다. ML 통산 홈런 부문 상위 15명 가운데 6명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이력이 있다.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약물이 만든 홈런시대’라고 평가한다.
이에 ML 사무국은 2006년부터 금지약물 검사와 복용자를 향한 처벌수위를 강화했다. 최근에도 몇몇 선수들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징계를 받지만 빈도수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진행된 홈런수의 증가는 타자들의 타격기술과 근력 향상에 원인이 있다는 의견이 더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2017시즌 홈런 신기록에는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25)와 LA 다저스 코디 벨린저(22) 같은 신인들의 홈런쇼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21일 현재 저지는 45홈런으로 아메리칸리그 홈런 부문 1위, 4월말부터 빅리그 무대에 선 벨린저는 38홈런으로 내셔널리그 2위에 올랐다. 
저지와 벨린저가 신인왕 수상을 예약한 가운데 약물 없이 힘과 기술로 홈런을 만든 순수 홈런타자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저지와 벨린저 뿐만이 아니다. 보스턴의 앤드류 베닌텐디(23), 볼티모어 트레이 맨시니(25), 피츠버그 조시 벨(25), 세인트루이스 폴 데용(24), 시카고 화이트삭스 맷 데이비슨, 샌디에이고 헌터 렌프로 등도 신인이지만 이미 20홈런을 돌파했거나 20홈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에는 필라델피아 리스 호스킨스(24), 오클랜드 맷 올슨(23)이 신인 홈런 레이스에 동참했다.
신인타자들의 홈런수만 전체 홈런의 10%가 넘는 573개에 달하는 가운데 2017시즌은 새로운 홈런시대의 서막이 열린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