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정책학회 학술회의…전문가 "日 포함 동북아로 핵공유 범위확대 검토필요"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라시나 제르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사무총장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이번 실험이 과거 핵실험들보다 10배나 20배 크다는 정황(indication)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제르보 사무총장은 29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7년 한국핵정책학회 추계 학술회의에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핵실험은 이전의 어떤 핵실험보다 큰 규모"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3년에 한 번 정도 핵실험을 하던 북한이 지난해 두 차례에 이어 올해 또다시 핵실험을 했다며 "(이전과) 다른 핵무기 개발 수준에 도달했다"고 우려한 뒤 "국제 규범과 평화, 안정성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제사회가 리더십과 신뢰, 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해법에 기여해야 한다"며 "우리(CTBTO)는 어떤 핵실험 폭발도 탐지를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기관으로, 장기적 해법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CTBTO는 모든 영역에서 모든 종류의 핵실험을 금지하는 국제조약인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발효 및 이행을 위한 기구다. 지진파와 방사성 핵종 등을 탐지하는 전 세계 관측소들을 통해 핵실험에 대한 국제감시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CTBTO는 북한의 지난 3일 6차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 규모를 초기에 5.8로 추산했다가 6.1로 수정한 바 있다.

'핵 시대의 위기와 도전 : 한국의 핵 옵션과 탈원전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국내 핵 전문가들이 북핵 대응 방안 및 원자력정책 문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은 미국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재배치와 관련해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로 미 전술핵무기 재배치, 다른 말로 하면 핵공유(nuclear sharing)의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에 배치해두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한국의 공군기도 유사시에 핵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둘 수 있고, 특히 한국에는 야포용 소형의 핵무기를 배치함으로써 북한군의 기습적 전진을 결정적으로 분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핵무장 옵션에 대한 정책연구"라며 "이득(benefit)과 비용(cost)이 무엇인지, 어떤 환경 하에서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인지를 좀 더 냉철하고 과학적으로 연구한 다음에 그 결과를 가지고 추후 결정을 하자"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