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트럼프, NSC팀과 대북 논의하는 가운데 B-1B 한반도 전개"
매티스,직접 보고…"어떤 형태의 北공격에도 대응하고 핵위협 예방 옵션에 초점"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으로부터 북한의 공격과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보고받았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백악관에서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과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매티스 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보고와 논의의 초점은 어떠한 형태의 북한 공격에도 대응하고, 필요하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을 핵무기로 위협하지 못하도록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a range of options)들에 맞춰졌다"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다양한 옵션'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북 군사옵션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침 미군은 군 수뇌부의 브리핑 직전인 10일 밤(한국시간) 한반도 상공에 전략무기인 B-1B '랜서' 장거리전략폭격기 편대를 또 전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펼쳐 이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 미국의 최신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 투싼(SSN 770)과 유도 미사일을 장착한 오하이오급 잠수함인 미시간(SSGN 727)이 잇따라 한국에 입항했거나 곧 도착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백악관에서 미군 수뇌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른 시일 내에 대북 군사옵션을 준비하도록 주문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군 수뇌부 회의 직후 "(지금은) 폭풍 전 고요"라고 말한 데 이어 트위터를 통해 대북 대화·협상 무용론을 거듭 개진하면서 "단 한 가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적어 '군사 행동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과 '엄포용'이라는 해석을 모두 낳은 바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라인으로부터 대북옵션을 보고받은 사실을 백악관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의 노동당 창건일을 맞아 핵·미사일 추가 도발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이번 회의는 다음 달 초 트럼프 대통령의 한중일 순방을 앞두고 대북 전략을 가다듬기 위한 목적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매티스 장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따로 오찬을 하고 대북 문제를 포함한 여러 현안을 논의했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외교계 거두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면담해 북핵 해법에 관한 조언을 구했고, 오는 23일에는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를 백악관에서 만나 북한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엄포대로 군사적 옵션을 고심하는 가운데 외교적 해법에도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이 군사옵션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외교가 첫 번째 접근"이라며 "아무도 다른 나라와 전쟁으로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우리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원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아무도 군사적 대응을 선호하지 않지만, 우리 자신이나 동맹이 그것(군사옵션)을 필요로 한다면 그게 우리를 도와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안보라인 브리핑은 B-1B 폭격기의 한반도 전개가 끝나기 직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것으로 알려져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커보인다.

백악관은 장소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노어트 대변인은 별도 언론 브리핑을 통해 "틸러슨 장관이 백악관 상황실에서 트럼프 대통령 등과 미팅이 예정됐다"고 소개하면서 이런 사실이 알려졌다.

다만 다수의 백악관 관련 사이트에 올려진 일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의 이 미팅은 전략폭격기 한반도 전개가 거의 끝나가던 무렵인 현지시간으로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열린 것으로 보여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장면을 지켜봤는지는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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