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나운서 28인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MBC 아나운서 28인은 오늘(16일)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신동호 국장을 경영진의 부당노동 행위 지시를 받아 실제로 실행에 옮겨 부당행위를 서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신동호 국장은 지난 2012년 MBC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 중 11명의 부당전보 인사에 직접 관여했고, 이들을 방송제작현장에서도 배제했다. 부당전보 발령시 사전 고지를 않고, 사유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면담 요청도 거부했다.

앞서 지난 8월 22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인근에서 'MBC 아나운서 방송 및 업무 거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신동진 아나운서는 "2014년 4월, 속칭 1급 정치범 수용소라고 불리는 주조의 MD로 발령이 나게 됐다"며 "당시 지금도 국장입니다만,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을 찾아가서 부당 전보에 대한 이유를 물었다. 신 국장은 '그런 거는 가르쳐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부당 전보자들의 발령지 기준은 그 사람이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으로 발령을 낸다고 회사는 말한다"며 "그럼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주조의 MD인 것이냐. 김범도 아나운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MBC 스케이트장 관리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신 아나운서는 "아나운서 조직은 50명이다. 50명 조직에 12명이 퇴사했고 11명의 아나운서가 부당 전보됐다. 이 모든 아나운서 잔혹사 중심에 있는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아직까지 이 사안에 대해서 그 어떤 관련된 언급을 한 적이 없다"며 "이제 우리는 그에게 더 이상 양심 운운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한다.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동료 아나운서들을 팔아치운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나운서 28인은 당시 "김장겸 MBC 사장과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의 퇴진이 MBC 아나운서국 정상화의 시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이 지난 5년간 저지른 인사 차별 등에 대한 사례를 발표했다.

특히 이재은 아나운서는 "동기인 김소영 아나운서를 퇴직으로 내몬 건 회사 측의 이해할 수 없는 방송 기회 박탈이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 명 서 

MBC 아나운서 28명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는 오늘 자로 신동호를 고소한다.

사유는 다음과 같다. 

신동호는 자신이 아나운서 국장으로 재직했던 지난 5년간 아나운서 국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였다. 

그는 지난 2012년 파업에 참여했던 아나운서들 중 11명의 부당전보 인사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였고, 이들을 방송제작현장에서도 철저히 배제하여 해당 아나운서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다.

특히 신동호는 부당전보 발령 시 당사자들에게 사전 고지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사유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부당전보 발령에 대한 면담요청에도 자신의 얼굴조차 비추지 않을 만큼 비인간적인 면모도 서슴지 않았다.  

신동호는 또한 아나운서국원들이 부당전보자들과 교류를 하는지, 아나운서 노조원들의 동향은 어떤지 등을 지속적으로 살피는 등 공영방송 MBC 내에서 동료 아나운서들에게 상상을 초월한 사찰도 자행하였다.

또한 납득할 수 없는 부당한 인사평가와 비민주적인 공포분위기를 통해 누구든 언제라도 아나운서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심어주었다. 

마이크 앞에 서는 것을 업으로 하는 아나운서들 입에 재갈을 물려 ‘자유롭게 말할 권리’ 마저 빼앗은 것이다.

우리는 이를 민주주의의 근간이자 생명인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가로막은 폭거이며 더 이상 신동호 스스로 언론인이기를 포기한 만행으로 간주하는 바이다. 

이 밖에도 신동호는 라디오뉴스를 비롯해 아나운서 업무의 핵심이자 정체성의 근간을 이루는 프로그램에 사측이 외부 인력을 투입할 때에도 아나운서국장으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고 직무를 유기하였다.

또한, 많은 아나운서들이 굴욕적인 '면벽근무(面壁勤務)'로 퇴사하는 등 조직이 풍전등화의 위기임에도 오로지 자신의 영전만을 추구하였다. 

그 결과 지난 2010년 김재철 체제 이후 신동호가 아나운서국에서 맡았던 보직 부장 3년, 보직 국장 5년이라는 전무후무한 기간은 MBC 아나운서국 몰락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결국 신동호는 최근 드러난 국정원 문건대로 MBC 내부 비판세력들의 싹을 잘라 영구 퇴출시켜 MBC DNA를 바꾸려던 경영진들의 충견이자 공범자였던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MBC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아나운서들을 업무 연관성이 전혀 없는 엉뚱한 곳으로 발령 낸 것을 그 대표적 사례로 밝힌 바 있다. 

더군다나 국정원이 MBC 와해 공작이 담긴 문건을 김재철 전 사장에게 전달한 정황이 드러난 이 시점에 우리는 더 이상 지체 없이 아나운서들 28명과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의 이름으로, 온갖 악행과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신동호가 법의 심판을 받기를 바라는 바이다. 

무너진 MBC와 MBC 아나운서국의 재건을 위해선 지난 과오를 철저히 규명하고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며, 공영방송 MBC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도 우리 내부의 대오각성(大悟覺醒)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굳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미 경영진이 법의 심판대에 선 만큼 이제는 신동호와 같은 공범자도 법의 정당한 심판을 받아야 마땅하다.

끝으로 우리가 신동호를 고소하는 것은 다시는 한 사람의 비뚤어진 욕망에 의해 이처럼 참혹한 언론의, MBC의, MBC 아나운서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반면교사로 삼는다는 절실한 심정이 담겨있다는 점을 밝히는 바이다. 

2017. 10. 16.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 

문화방송 아나운서(사번순 28명) 

변창립 강재형 황선숙 최율미 김범도 김상호 이주연 신동진 박경추 차미연 이정민 한준호 류수민 허일후 손정은 서인 김나진 구은영 강다솜 이진 오승훈 김대호 김초롱 이재은 박창현 임현주 차예린 박연경

kjy@sportsseoul.com 

사진ㅣ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