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중국 이어 사드 무관한 美 시장서도 '부진의 늪'…점유율 8년래 최저

[이슈진단]

 올해 10% 뒷걸음…닛산과 격차 2배이상 커져
"신차 없었던 탓" 해명 불구, 경쟁력 퇴조 우려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에서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8년래 가장 낮은 수준까지 추락했다. 

 15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두 업체는 지난달 미국에서 모두 10만9천475대(고급 차 브랜드 제네시스 포함)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1만5천830대)보다 5.5% 적은 것이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누적 판매량(96만9천670대)도 작년 같은 기간(107만9천452대)보다 10.2% 줄었다. 업체별 감소율은 현대차가 12.9%(58만7천688→51만1천740대), 기아차가 6.9%(49만1천764→45만7천930대)에 이른다.

 이런 판매 부진으로 미국 시장 내 현대·기아차의 점유율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1~9월 누적 기준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7.5%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8.2%)보다 0.7%포인트(p)나 떨어진 것일 뿐 아니라, 역대 연도별 점유율과 비교하면 2009년 7% 이후 8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 순위는 여전히 작년과 같은 7위지만, 6위 닛산·미쓰비시(9.9%)와의 격차(2.4%p)가 1년 전(1.4%p·닛산미쓰비시 9.6%-현대기아차 8.2%)의 두 배 이상으로 커졌다.

 특히 현대차의 점유율 하락 폭이 1년 사이 0.5%p(4.5→4.0%)로 기아차의 0.2%p(3.8→3.6%)보다 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판매 부진 원인에 대해 "현재 미국 판매 모델 중 상당수가 출시 이후 꽤 시간이 지난 것들인 데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올해 출시된 신차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낮은 렌터카 등 '플릿(Fleet) 판매'를 줄인 전략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한국에서 출시한 코나, G70 등이 내년 이후 미국에서 출시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드'갈등과도 무관한 미국 시장에서까지 판매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을 두고 현대·기아차 경쟁력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