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인줄 알았던 유명 美 남자 배우 '프레드 아미슨'

[월요화제]

 TV시트콤'포틀랜디아'주연 뒤늦게 한국계로 밝혀져
 日 전설적 무용수 할아버지'쿠니 마사니'='박영인'
"나치 독일 선전 자원공연…일본 빌밀정보원 활동도"


그동안 자신이 일본계인 줄 알고 살았던 미국의 한 유명 배우가 사실은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전설적 무용수로 활동한 한국인의 자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AP통신이 13일 전했다.

 주인공은 미국에서 TV 시트콤 '포틀랜디아'로 유명한 코미디언 겸 배우 프레드 아미슨(50). 그는 최근 유명인사들의 혈통을 추적하는 PBS방송 프로그램 '당신의 뿌리를 찾아서'(Finding Your Roots)를 통해 일본인인 줄 알았던 그의 할아버지 '쿠니 마사미'가 사실은 1908년 울산의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한국인 '박영인'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쿠니가 1930∼40년대 독일에 살면서 나치 독일의 선전활동에 자원해 공연했고, 일본의 비밀 정보요원으로도 활동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미국 전시정보국(OWI) 정보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됐다는 것이다.

 쿠니는 일반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내 무용계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현대무용의 주요 인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까지 쿠니는 아시아 전통과 유럽 현대무용을 잇는 작업을 한 영향력 있는 무용수이자 안무가, 이론가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1950년대 이후에는 친(親)나치 예술가로서의 그의 전력 때문에 이전보다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한국 무용학자 손옥주 씨가 2014년 쿠니에 대해 쓴 논문을 인용해 AP가 전했다.

 손 씨에 따르면 쿠니는 1937∼1945년 독일에서 살면서 독일과 이탈리아, 헝가리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 공연했다. 이 시기 쿠니는 독일 여성을 만났고, 두 사람 사이에서 1941년 아미슨의 아버지가 태어났다.

 이스탄불에 있던 한 미국 요원은 보고서에 쿠니에 대해 "그는 유럽의 서로 다른 수도에 가끔 나타나고 그는 항상 특별임무를 맡았다"면서 "그는 그들의 가장 영리한 요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쿠니 즉, 박영인이 제국주의 일본을 위한 간첩 활동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한국에서는 알려진 바 없다고 AP는 덧붙였다.

 한편 프레드 아미슨은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유명 TV프로그램 '새터데이 나잇 라이브'에 출연해 에미상 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유명세를 탔으며 '유로 트립''앵커 맨''캅 아웃'등 다수의 코미디 영화에도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