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도발 불안감·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 암울 "

[뉴스분석]

  "한국 집 팔고 미국 부동산 투자 의향" 문의 급증
  '200만불 투자, 대출받아 4유닛 구입후 임대'인기


 #서울 강남에 사는 A씨는 지난달 LA에 있는 '4유닛 멀티플렉스' 주택(다가구주택)을 300만 달러(약 34억원)에 매입했다. LA 소재 한 은행에서 집값의 50% 정도를 연 5% 이자로 대출받아 실 투자금액은 150만달러(17억원) 정도. 4가구가 사는 주택에서 연간 14만9000달러의 임대료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수익률은 연 4.9% 정도다. 

 한국의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 한국 부동산 시장을 떠나 미국 등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른바 '해외 엑소더스(Exodus)' 현상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8·2 부동산 대책과 북핵 도발 등으로 위축된 한국 부동산 시장을 떠나 규제가 적고 안전한 외국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급속하게 늘고 있다는 것.

 특히 부동산 경기가 좋은 미국이 가장 인기있는 부동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고객을 미국내 부동산 직접 투자에 연결해 주는 일을 맡고 있는 한국의 한 시중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관계자는 "올 7월쯤부터 한국 집을 팔고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면서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 방법을 묻는 고객 상담을 하루 한번꼴로 받는다"고 전했다.

 한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LA 소재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년과 달리 올 중반 들어 한국 PB센터 등을 통해 연결 받은 한국 고객의 미국 부동산 대출 관련한 컨설팅이 늘었고, 실제 대출로 성사되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에게 최근 가장 인기있는 부동산 투자처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 집값은 2012년부터 오르기 시작해 줄곧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2000년대 중반의 역사적 고점을 돌파한 상태까지 치솟았다.

 한국인들의 미국 부동산 투자의 경우 주로 200만달러 안팎 투자금으로 미국 내에서 대출을 끼고 다가구주택을 구입해 임대놓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비슷한 금액으로 작은 상가 건물을 매입하기도 한다.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한국 부동산 시장 전망이 좋지 않다고 보는 탓이다. 특히 주택 시장은 8·2대책으로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상태다. 이에 따라 한국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한국내 상가 건물이 너무 올라 비슷한 돈으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이 수익이 더 좋다는 인식이 최근 급속히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위기감이 고조되는 것도 이유다. 부자들 입장에선 한국에 모든 재산을 두는 것 자체가 리스크라고 생각해 일부를 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일종의 위험 분산 투자 성격이라는 것이다.

 여러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모아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금을 돌려주는 펀드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최근 미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하는 한 펀드에는 개인 자금만 3000억원이 몰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