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朴변호인단 "국제법무팀·외신 보도, 우린 잘 모르는 얘기"
'문제제기' MH그룹, 국제법률 자문회사…카다피 아들 변호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고동욱 이지헌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이 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법무부는 공식 입장을 내고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18일 오전 설명자료를 통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바닥 난방시설과 TV, 관물대, 수세식 화장실 등이 구비된 적정 면적의 수용거실에 수용돼 있다"라고 밝혔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도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용시설 내의 난방이 약 1주일 전부터 이뤄지고 있어 춥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감방의 난방은 바닥을 데우는 온돌 방식으로 이뤄져 '차가운 바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들 수 없다'라는 주장에는 "취침시간에는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정도로 조도를 낮추고 있다. 수용실 내 전등 3개 중 2개는 소등한다"며 박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구치소 관계자는 "저녁에 켜 놓는 취침등이 있다"며 "밤에도 시찰해야 하기 때문에 아예 깜깜하게 해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조도가 매우 낮은 등이기 때문에 그것 때문에 취침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허리·무릎·어깨의 관절염 등 만성질환과 영양부족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라는 주장에는 "구치소 내부 의료진으로부터 필요시 수시로 진료를 받고 있는 것은 물론, 외부 전문의료 시설에서도 2회 진료를 받는 등 적정하고 충분한 진료기회를 보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규칙적인 식사와 영양을 고려한 식단을 제공하고, 충분한 실외운동기회를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대로 된 침대에서 잠을 못자 질환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라는 주장에는 "교정시설 내에서는 거동이 곤란한 일부 중증질환자를 제외하고는 바닥에 접이식 메트리스를 깔고 취침토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게는 허리 통증 호소를 고려해 접이식 메트리스를 추가 지급하고 의료용 보조용품 사용을 허용해 처우에 적정을 기하고 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의 처우가 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구치소 관계자도 "이미 수용 초기에 보도됐듯이 처음 수용됐을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은 접이식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치소 측은 "수용자나 시민단체, 수용자 가족 등으로부터 견제와 감시를 받기 때문에 이런 인권침해 논란이 벌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CNN은 17일(현지시간)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MH그룹으로부터 입수한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으며,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들 수 없는 상태라며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외부 진료를 받았지만, "그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고서에 적힌 것으로 보도됐다.

박 전 대통령의 국내 변호인단과 별개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MH그룹의 정체에도 관심이 쏠린다.

CNN은 MH그룹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국제 법률 및 외교 사건을 다루는 자문회사로, 리비아의 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카다피 사건을 맡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MH그룹 영문 홈페이지에는 박 전 대통령 관련해 8월 15일을 시작으로 9월 20일, 10월 13일 등 3건, 사이프 카다피 관련해 6월 14일 1건 등 총 4건의 자료가 게시돼 있다.

박 전 대통령 관련 첫 게시물인 지난 8월 15일자 자료에서 MH그룹은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의 구금에 대해 가족과 가까운 동료, 지지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절차에 착수했다"며 "미샤나 호세이니운 MH그룹 대표가 이들을 대표해 박 전 대통령의 권리 및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긴급절차에 착수토록 로드니 딕슨 변호사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MH그룹은 "호세이니운 대표는 옥스퍼드대학 강사로 국제형사재판소(ICC)와 아프리카인권법원에서 중요 판결에 기여했으며, 딕슨 변호사 역시 여러 정부를 대리해 ICC 법정에 선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MH그룹은 9월 27일 한 일간지에 박 전대통령 불법적 구금 및 인권유린에 관련해 UN과 국제사회가 공동조사 착수한다는 광고를 낸 적이 있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형사 재판을 변호했던 변호인단은 이 같은 보도 내용에 "잘 모르는 얘기"라고 반응했다.

한 변호인은 "MH그룹이 어떤 곳인지 모르고, (CNN 보도도)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며 다만 "해외에도 많은 (지지자) 분들이 있으니까 걱정하는 움직임들이나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권침해 주장에 박 전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냐는 물음에는 "옥중에 계신데…"라며 진위를 알 수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