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매수남 집중 추적…성관계 감염 확산 무방비 노출 비상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차근호 기자 =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에 걸린 20대 여성이 부산 지역에서 채팅앱으로 만난 남성과 성매매를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A(26) 씨를 구속했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8월 14일 부산 동래구의 한 모텔에서 일명 '랜덤채팅' 앱을 통해 조건만남을 원하는 남성과 만나 8만원을 받고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의 전과기록을 확인하다가 A 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것을 확인했다.

지적장애 2급인 A 씨는 10대 시절인 2010년에도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기고 성매매를 하다 후천성면역결핍증 예방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 씨는 당시에도 인터넷 채팅으로 성관계를 조건으로 만나는 속칭 '조건 만남'을 통해 여러 명의 남성들과 성관계를 했다.

휴대전화와 인터넷 채팅 내역을 분석한 경찰은 20여명의 남성이 A 씨와 성관계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였고 이중 3명의 남성이 A 씨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확인돼 이들도 불구속 입건했다.

7년 만에 비슷한 수법으로 다시 성매매하다 경찰에 또 적발된 셈이다.

경찰은 A 씨에게 출석을 통보했지만 A 씨가 응하지 않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했다.

A씨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성매매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남자친구 B(28) 씨와 동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A 씨가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성매매를 말리기는커녕 성매매를 알선한 정황도 나온다.

경찰은 A 씨가 사용한 조건만남 앱이 B씨의 스마트폰에도 설치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 씨는 경찰에서 성매매한 남성들이 더 있다고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부터 석 달간 10∼20차례 성매매를 했고 8월에 단속이 된 뒤에는 성매매를 중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A 씨가 성관계할 때 피임기구를 사용하지 않았다고도 진술함에 따라 에이즈 감염 확산 가능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경찰은 A, B씨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해 성매수남을 추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A씨가 성매매를 한 뒤에는 채팅앱의 대화 내용도 삭제해버린 터라 경찰은 디지털 포렌식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당국에도 비상이 걸려 경찰이 성매수남을 확인하면 에이즈 검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남성들이 성매매 사실을 부인할 경우 에이즈 감염 검사를 강제할 수는 없어 '에이즈 확산 방지' 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당 여성은 주요 관리대상이었지만 개인정보 노출 등 인권 침해 소지 탓에 적극적인 관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에이즈 감염자의 성매매 등 개인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사실상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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